외교부 "민간영역의 일…정부차원 대응은 적절치 않아"
일본 정부는 적극 나서…獨언론 "州정부와도 접촉"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의 소녀상 철거 압박에 대한 질문을 받고 “소녀상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과 관련한 추모 교육을 위해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설치한 조형물이다. 이것을 인위적으로 철거하고자 정부가 관여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고, 일본 스스로 밝힌 바 있는 책임 통감과 사죄 반성의 정신에도 역행하는 행보”라고 비판했다.
이날 외교부가 언급한 ‘책임 통감과 사죄·반성의 정신’이란 12·28 합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아베 총리의 발언을 대독하는 형식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당시 군의 관여 아래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 이런 관점에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 아베 총리는 일본 내각 총리로서 다시 한번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겪고 심신에 걸쳐 치유하기 힘든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께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부는 직접적으로 이 문제에 대응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민간의 자발적 움직임에 정부가 외교적으로 관여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관련 사항을 주시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9월 25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쓰인 비문을 지나가던 시민들이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반면 일본은 전방위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28일 재독동포가 중심이 된 민간 단체 ‘코리아협의회’가 독일의 여성 인권 단체들과 힘을 모아 베를린시 미테구(區) 공공 부지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했다. 그러자 당시 유럽 순방 중이던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1일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과 40분간 회상 회담을 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6일 정례 기자회견에 당시 소녀상 철거 요구를 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베를린이라는 지역은 동서 분열 뒤 하나의 베를린이 생기며, 여러 사람들이 오가는 공존의 도시가 됐다. 그런 베를린에 그런 상이 설치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베를린주(州)와도 접촉해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타게스차이퉁(taz)에 따르면 멜라니 라인슈 베를린 주정부 대변인은 소녀상 설치 등이 알려진 후 일본대사관과 미테구와 대화를 나눴으며 빠른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다양한 수준에서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설치된 소녀상은 베를린 지방자치단체에 예술작품으로 설치 신청을 내 ‘1년 동안 설치한다’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다. 따라서 계속 설치를 위해선 1년 마다 허가 갱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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