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강경화(가운데)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교수의 미국행과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국내 입국, 외교부 패싱 등의 이슈를 반복했다.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감사 개시를 기다리는 강 장관. /국회=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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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없이 '조성길·이일병·외교부 패싱' 부한 반복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알맹이는 없고 최근에 이슈가 됐던 사안들에 대한 내용들만 다뤄졌다. 필요했던 정책검증은 없고 관심만을 끌기 위한 국감이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외교부 국감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끈 것은 6일 알려진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국내 입국 사실이었다. 이밖에도 최근 논란이 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 이일병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의 미국행, 외교안보 장관 회의에서의 '외교부 패싱' 등 화제성이 높은 이슈들이 언급됐다.
외교부 국감은 시작부터 '정쟁'으로 파행되기도 했다. 여야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 씨를 증인으로 채택해야한다는 사안으로 맞붙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외통위에서 경청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주장한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불필요한 정쟁이 유발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의 기싸움이 계속되자 정회한 뒤 오전 10시에 시작된 외교부 국감은 오후에서야 국감 질의가 시작됐다.
조성길(가운데)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해 3월 20일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서 '로베레토 자유의 종'을 들고 있는 모습./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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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 말아달라는데… '조성길 국감'
이날 국감의 이슈는 단연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한국 입국이었다. 2018년 11월 돌연 사라졌던 조성길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입국해 당국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한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 보도에 외교부 국감은 물론 국가정보원을 피감기관으로 하는 정보위원회에 이목이 쏠렸다.
강 장관과 전해철 정보위원장 모두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에 대해 부인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별다른 설명은 없었다. 조 전 대사대리는 부인과 함께 체류 중이지만, 이탈리아에 있던 미성년 딸은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알려져 딸의 안위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주영국 북한공사를 지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러한 이유로 입장문을 내고 언론에 취재 경쟁 자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외통위에서는 계속해서 조 전 대사대리가 언급됐다. 야당에선 조 전 대사대리 행방공개가 정치적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먼저,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과 상의하고 입국사실을 공개한 건지, 아니면 그런 것 없이 정치적인 목적 때문에 어제(6일)라는 날짜를 골라서, 국감 시작하기 하루 전 한 건지 봐야 한다"면서 "어느 언론사가 역량이 뛰어나서, 취재해서 이걸 공개했다고 볼 수 없는 사안이란 걸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도 "언론사의 취재력에 의한 보도가 아니라 정부 당국이 사실상 흘려서 의도적으로 공개한 셈이다"며 "상당히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기사가 보도됐는지는 민감한 부분이라 제가 평가할 바가 아니"라면서 "특히 개인 신변 안전 이슈기 때문에 정부로선 안전을 위주로 본인 바람을 따라서 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형식적인 답을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강경화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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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이일병 말린다고 될 사람 아냐"
국회 외통위 국감은 강 장관의 사과와 함께 시작됐다. 강 장관은 이날 국감 모두발언에서 말미 "국민께서 코로나19로 해외여행과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가운데 제 남편이 해외 출국을 했다"면서 "제 남편의 해외 출국에 대해 경위를 떠나 매우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많은 의원의 질의와 질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성실하고 성의있게 답변하겠다"고 했다. 강 장관의 예상처럼 이 사안에 대한 외통위 소속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이 사안에 대해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K방역을 홍보하는 국면에 지금 답변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배우자의 해외 여행이 오래 전에 계획됐다면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만류했어야 하는데 실패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제가 말린다고 해서 말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어쨌든 실망을 드리고 불편함을 드려서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태호 차관과 논의를 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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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강경화 패싱" vs 강경화 "각 나라에 부름"
6일 청와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장관급 인사 4~5명이 참석해 서울 모처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현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강 장관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달 23일 열린 청와대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에도 강 장관이 없었다는 언론의 지적도 나왔다.
해당 내용도 야당 의원들의 질의 시간에 등장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가 외교부를 '패싱'(passing)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강 장관은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가안보)실장하고 수시로 통화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은 분명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해서 다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했고 시정됐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박진 의원은 이와 관련 한 언론매체의 '인비져블(Invisible·볼 수 없는) 장관'이라는 표현을 인용하며 "오죽하면 그런 말이 나오냐"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외교부가 처한 상황은 상당히 심각하다. 국제사회는 물론 국내적으로도 관계 장관 회의 등에서 패싱 당하고 있다"며 "이렇게까지 배척당한 적이 있냐"고 했다.
강 장관은 "의원님의 말씀과는 반대의 상황"이라면서 "외교부가 요즘만큼 각 나라의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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