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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신간 소개] "넌 아직 서울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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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고 농사 망쳐도 시골에서의 삶은 찬란

구례 사는 시골아저씨의 이야기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2011년 겨울, 작은 승용차에 이불, 옷, 책, 노트북 하나 들고 무작정 구례로 내려간 지은이와 그 옆지기가 지난 10년간 구례에서 맞닥뜨린 사람, 사건, 사고에 관한 글들을 엮었다.


신간 ' ‘넌 아직 서울이니’는 흔한 내 집 한 채 없고 지어먹을 땅 한 평 없어도, 낮부터 꽃그늘에 앉아 한잔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시골 아저씨가 써내려갔다. 지은이 안영삼 씨는 온전히 자신을 위해 귀농을 선택한 사람이다. 그는 "시골에서의 하루하루는 더더욱 나 자신을 위한 날의 연속이었다"라고 했다.


이런저런 농사를 다 망치고도 다시 땅을 만지며 희망을 품는 기개와 몸과 마음, 노동까지 내 것을 다 내놓고 함께 어울리는 지혜까지. 발랄한 자유, 요상한 풍요함, 건방진 당당함을 시골에서 체득했다.


'넌 아직 서울이니'는 말한다. 성공의 잣대는 설명할 수 없다고. 가난하고, 보잘것없고, 초라하지만 빛나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어느새 3월 말이 되고 산기슭에 조금씩 불긋불긋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면 드디어 벚꽃이 화려한 일주일을 준비한다. 햇빛 잘 받는 가지만 몇 개의 꽃봉오리를 터뜨리기를 며칠, 바람 없고 따뜻한 졸기 좋은 한낮, 잠깐 커피 마시고 거리로 나오면 어떤 미친 솜사탕 장사가 하나에 100만 원짜리 특대 솜사탕을 도로 양 으로 쫙 깔아놓은 듯 만개해 있다. .............(중략) 벚꽃이 피어 있는 일주일은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 거 참 묘하게도 이때는 손님들도 꼭 ‘똘끼’ 꽉 찬 인간들만 온다. 벚꽃 흐드러지게 핀 섬진강 가 정자에 자리를 잡고 낮술을 마신다" (책 본문 중에서)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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