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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북한 연평도 피격 사건

월북했다는 北피격 공무원, 3년전 표창장엔 "확고한 국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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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진 공무원 이모씨가 해경에게 받은 표창. 확고한 국가관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일했다는 내용이 있다. [형 이래진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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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유가족이 이씨 사망에 대한 억울함을 연일 호소하고 있다. 국가에 의무를 다한 이씨를 정작 국가는 보호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이씨의 형 이래진(55)씨는 6일 동생이 3년 전 해경으로부터 받은 표창장 등을 공개하고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를 방문해 진상조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숨진 이씨의 고2 아들 A군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친의 명예회복과 숨진 경위 조사를 요청하는 자필 편지를 쓴 바 있다.



北 피살 공무원 “확고한 국가관” 표창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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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진 공무원 이모씨가 해양수산부 등에서 받은 표창장. [형 이래진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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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이씨는 숨진 이씨가 생전 해수부와 해양경찰에서 받았다는 표창장을 공개했다. 이 표창장은 아들 A군이 문 대통령에게 보낸 자필 편지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A군은 편지에서 “(아빠는) 제가 다니는 학교에 오셔서 직업소개를 하실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으셨다”며 이 표창장을 언급했다. 이씨가 여러 표창을 나라에서 받을 만큼 성실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형 이씨에 따르면 이씨가 근무하면서 받았던 표창장은 모두 4종이다. 이씨는 2012년 해수부 서해어업관리단에 입사했다. 입사 2년 만인 2014년 서해어업관리단장 명의로 표창을 받았다.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 해양수산 발전과 어업 질서 확립 및 불법어업 근절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2015년에는 “평소 투철한 사명감으로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했다”며 서해어업관리단 우수직원으로 선정됐다. 2017년엔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에게 표창장을 받았다. “확고한 국가관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맡은 바 직무에 정려(힘을 다하여 부지런히 노력함)해왔으며 특히 해상인명구조 업무에 기여한 공이 크다”면서다. 2018년엔 “어업 질서 확립에 기여한 공이 크다”며 해수부 장관이 표창했다.



유족, UN북한인권사무소에 진상규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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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 아들이 자필로 작성한 편지. 이 편지는 5일 이씨의 친형인 이래진씨가 공개했다. [이래진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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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이씨는 “동생은 평소 국가에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던 평범한 공무원”이라며 “조카는 월북 보도가 나온 후 학교에 다 알려져 학교도 못 가고 있다. 조카의 편지를 보는데 가슴이 미어졌다”고 말했다. 형 이씨는 동생의 사망 보도가 나온 이후 “동생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나라는 무얼 했느냐”며 답답함을 줄곧 호소하고 있다. 그는 이날 서울 종로에 있는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를 방문해 유엔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에게 이날 전달하겠다는 서한에는 “더는 이러한 비극의 시간을 되돌려선 안 된다. 반드시 북한의 만행을 멈추게 하고 인권이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기회가 돼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형 이씨는 A군이 쓴 편지도 함께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일 이씨 아들 A군은 이씨가 월북을 했다는 정부 발표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시켜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A군은 편지에서 “나라에서 하는 말일 뿐 제 가족들은 그 어떤 증거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런 발표를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습니까”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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