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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 동백어 필 무렵 / 명로진 지음 / 참새책방 / 1만4500원
우리 시대의 인물상을 '동백꽃 필 무렵' '스카이캐슬' '응답하라 1988' '비밀의 숲' '미생' 등 총 25편의 인기 드라마 속 언어로 추출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가 중점을 둔 부분은 드라마 속 언어생활이 어떻게 캐릭터를 완성했는가 하는 것이다.
드라마가 소문날 수 있었던 이유는 방영 시점에 요구되던 인물상을 캐릭터 특유의 언어생활로 잘 표현해냈기 때문이며, 여기에 시청자가 호응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를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더듬어가는 것이 책의 주요 테마다.
드라마에서 추려낸 언어생활의 모습은 이 시대 사람들이 반추할 대목들이 많다. 어떤 사람으로 살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우리는 이를 통해 추론해볼 수 있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은(공효진 분) 인간이 아무리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도 언어의 고상함을 유지하면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웅변한다. 동백어의 특징 중 하나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아이(I) 메시지다.
초등생 아들이 말썽을 피우자 동백이는 "그럼 엄마가 힘들어."라고 말하고, 일상을 방해하는 전남편에게는 "너 때문에 정신이 번쩍 들고 소나기 피하는 법을 알게 됐다."고 대꾸하고, 사랑을 끊임없이 퍼 주는 용식을 보며 "이 사람이 나를 고개 들게 하니 내가 뭐라도 된 것 같다."고 독백한다.
생을 주체적으로 사는 이들의 특징이 ‘동백어’에 잘 드러난다. 남 탓할 만하고 좌절할 만하고 세상을 향해 온갖 욕을 해도 모자랄 입장의 동백이가 우주의 중심에 자신을 놓고 꿋꿋하게 살아간다.
◇ 환상의 동네서점 / 배지영 지음 / 새움 펴냄 / 1만3000원
전북 군산엔 대형 서점에의 시장 장악에도 30년 넘게 꿋꿋하게 살아남는 지역 서점인 '한길문고'가 있다.
1987년 '녹두서점'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등장한 한길문고는 군산 사람들에겐 동네서점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책을 사고파는 곳을 넘어서 10대부터 70대까지 이야기를 담는 사색과 소통의 공간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한길문고에서 근무하는 '동네서점 상주작가'다. 동네서점 상주작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작가회의가 주관하는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 서점 지원사업' 덕분에 생긴 직업이다.
저자가 이 작은 지역 서점에서 작가 강연회, 읽고 쓰는 사람들을 위한 고민 상담소, 심야 책방, 디제이가 있는 서점, 마술 공연, 200자 백일장 대회, 에세이 쓰기 모임 등을 열면서, 한길문고를 방문한 사람들은 추억을 쌓고 또 쌓는다.
서점을 방문한 이들은 작가와 '불금'을 보내고, 에세이를 쓰면서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야겠다고 다짐하고, 아이들은 일에 대한 보람을 체감할 수 있는 첫 시급을 받는다.
이 책은 '읽는 나'와 '쓰는 나'를 발견한 사람들이 성장하는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한길문고는 책과 사람, 책과 문화를 이어주고 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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