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광화문광장 차벽 두고 공방…"국민 위한 방역의 벽" vs "독재 그림자"

개천절인 오늘(3일) 정부가 보수단체의 도심 집회를 막기 위해 버스로 광화문광장에 차벽을 설치하는 등 대응한 것을 놓고 여야는 정면 대립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집회 현장 곳곳 불법 행위의 차단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강조했지만, 국민의힘은 정부가 비판 여론에 귀를 닫는 독재의 행태를 보였다고 맹비난했습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닫힌 광화문광장은 국민 안전을 위한 '방역의 벽'이었다"면서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코로나와의 전쟁으로, 광장을 에워싼 차벽은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였다"고 논평했습니다.

강 대변인은 "집회에서 결국 일부 단체가 회견을 강행하며 아슬아슬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허가받지 않은 차량이 시위에 참석하기도 했고, 곳곳에서 산발적인 1인 시위가 벌어지며 일부 시민이 경찰과 몸싸움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광복절과 개천절 집회로 너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렀다. 부디 오늘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집회 현장에서 애써준 경찰과 방역 최전선의 의료진, 일상을 지키는 필수노동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최민희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차벽이 선 광화문 광장 사진을 올리며 "연휴에 대한민국 아들들 고생시키는 자들이 싫다"며 "코로나19에 웬 집회타령? 극우적 보수의 몽니가 지긋지긋하다"고 썼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정부를 향해 "과잉 대응이 국민의 불안감과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라며 "국민 기본권에 대한 법원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불심검문이 대명천지 2020년 광화문 네거리에서 자행됐다"며 "문재인 정부의 광화문에 버스 차벽으로 가로막힌 독재의 그림자가 섬뜩하게 드리웠다"고 비난했습니다.

유상범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재인산성, 이게 정상인가, 독재시대 집회를 봉쇄하던 시절에나 볼만한 광경"이라고 말했고, 박수영 의원도 "닫힌 광장에 어른거리는 독재의 그림자"라고 적었습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코로나 긴급조치, 재인산성으로 변한 광화문, 데 키리코의 형이상학적 회화를 보는 듯"이라고 썼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박하정 기자(park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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