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이어도 백악관에 고립...최소 2주 일정 공백
"바이러스 곧 사라진다"며 마스크 착용 비웃다가...후폭풍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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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 대선을 불과 30여일 앞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대선에 미칠 정치적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증상인 상황이어도 최소 2주 이상 백악관에 고립된 채 일정에 큰 공백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며, 그동안 바이러스가 곧 사라진다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을 비웃던 행태로 강한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오전 1시 직전 트위터에 "멜라니아와 함께 코로나19 양성반응이 나타났다. 우리는 즉시 격리조치를 취하고 함께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자신의 코로나19 감염소식을 게재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증상을 겪는지 여부는 아직 밝히지 않은 채 "대통령은 당분간 백악관에서 격리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과 영부인 모두 현재 건강하며, 회복기 동안 백악관에서 머물 계획"이라며 "회복하는 동안 중단없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며 향후 진행상황은 추후에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급히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모두 백악관에 격리되면서 최소 2주 동안 트럼프 대선캠프 일정에는 큰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바이러스가 곧 사라질 것이라 반복적으로 발언했으며, 이제 위기상황은 점차 완화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주장해왔다"며 "그는 과학자들이 상황의 심각성을 밝힐 때마다 착각했다고 경멸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을 조롱해왔으며, 몇주동안 공중보건지침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며 대규모 집회를 많이 개최해왔다"고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달리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코로나19 위험에 대해 우려하던 미국 국민들 상당수가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 전망했다.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승기를 잡을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TV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 완전히 무책임했고, 이것에 대해 아무런 대책이 없던 인물"이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향후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등 공중보건 및 방역지침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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