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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포 트럼프에 무딘 바이든···첫 TV토론, 무질서와 혼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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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토론]

깊이 있는 정책 얘기 없고 상대방 비난에 열중

분위기는 일방적 주장 이어간 트럼프가 압도

바이든 “트럼프 정부는 계획이 없다”만 반복

트럼프 “선거에서 이길 것···소득세 수백만달러 내”

대법관·우편투표·건강보험 등 국내 문제만 다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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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9일(현지시간) 열린 1차 TV 토론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CNN은 “카오스다. 이 같은 토론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토론은 원만한 진행이 되지 않을 정도로 열띤 공방이 오갔다. 이중 상당 부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묻지마식 공격이었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감정이 상한 듯 “입을 닫아라” “계속 떠들어라” 같은 말을 내뱉었다. 전반적으로는 깊이 있는 정책 토론은 없고 의혹 제기와 상대방에 대한 비난만 주고 받은 토론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제 역시 대법관 지명과 우편투표, 건강보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 및 트럼프 대통령의 ‘법과 질서’ 같은 국내 문제에 국한됐으며 두 사람 모두 새로운 내용 없이 기존의 주장과 정책을 반복하기만 했다.

이날 토론은 시작부터 냉랭했다. 별다른 인사 없이 시작한 토론은 신임 대법관 임명부터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4년 임기의 대통령을 하는 것이다. 나는 선거에서 이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명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미 대선 투표가 시작됐기 때문에 대법관 지명은 차기 대통령이 정해진 다음에 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자의 제지에도 끊임없이 말을 이어가면서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사회자가 7~8번이나 “대통령 님, 제발요, 그만 멈춰주십시오” 같은 말을 해야 했을 정도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에게 “버니 샌더스의 좌파 공약에 동의하느냐”며 오바마케어 중단은 더 나은 지원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며 “건강보험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서도 대응 계획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의 말을 들었다면 코로나19로 수백만명이 죽었을 것”이라며 “바이든은 우리 경제를 계속 닫기를 원한다. 니라를 망치길 원한다”고도 했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750달러의 연방소득세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페이크 뉴스”라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다시 한번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납세 내역을 공개하라고 압박하자 “조만간 할 수 있다”며 “나는 수백만달러를 소득세로 냈다”고 강조했다. 사회자가 개인소득세로 그 금액을 낸 것이냐고 다시 묻자 “수백만달러”라고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중국과 러시아에서 활동하면서 돈을 번 것을 물고 늘어졌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내 아들은 잘못한 게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며 “트럼프가 내 말을 안 듣는 것은 내 얘기가 진실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참전용사는 루저라고 말했다는 보도를 인용해 “내 아들은 루저가 아니다”라고 한 데 대해 “누구? 헌터 바이든 말하는 것이냐?”라며 곧바로 헌터 바이든과 중국, 러시아와의 의혹을 제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얘기한 아들은 고(故) 보 바이든으로 그는 이라크전 참전용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세부 내용을 알면서도 무조건 의혹으로 몰고 간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토론에서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얘기에 웃기만 하거나 낮은 목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말하기만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경우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과학자들의 말은 믿어도 된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이용해 “코로나19 백신은 과학자들이 만든다”며 백신 조기 출시 가능성을 주장하는데 썼고 좌파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공약인 그린뉴딜에 대해서는 “(나의 공약은) 급진주의자들의 그린뉴딜이 아니다”라며 “바이든 플랜”이라고 선을 그었다. 중도주의자들을 포섭하는 데는 도움이 됐겠지만 진보색채가 강한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실제 토론 내내 전반적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은 목소리가 큰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린 기색이 역력했다.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말을 더듬거나 당황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세금 내역을 공개하라고 한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공격도 제대로 못했다. 트럼프 정부의 실책을 거론하면서 “계획(plan)이 없다”며 두루뭉실한 대답을 한 것도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한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주장에 토론 전체의 수준이 낮아졌지만 토론만 놓고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알아듣기 쉽고 명확하게 자신의 주장을 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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