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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부모님 유골함이…" 고의로 사고내고 합의금 뜯어간 가짜 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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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송호재 기자

노컷뉴스

부산에서 60대 남성이 고의로 차량에 부딪힌 뒤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며 사기 행각을 벌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사진=부산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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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차량에 일부러 부딪힌 뒤 부모님의 '유골함'이 깨졌다고 사기 행각을 벌여 합의금을 받아챙긴 남성이 붙잡혔다.

지난 6월 부산 남구의 한 주택가 도로에서 차를 몰고 가던 A(30대·여)씨는 '쿵'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차를 세웠다.

주변을 확인하던 A씨는 차량 뒤편에서 주섬주섬 사기 그릇을 주워 담는 한 남성을 발견한 뒤 다가갔다.

검은 정장으로 상복 차림을 한 남성은 "차에 부딪혀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며 울상이 된 채 사기 그릇 조각을 종이 가방에 담았다.

당황한 A씨는 사과와 함께 합의금 명목으로 현금을 건넸다.

돈을 받은 남성은 그릇 조각을 담은 뒤 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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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60대 남성이 고의로 차량에 부딪힌 뒤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며 사기 행각을 벌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충격에 대비해 실리콘으로 안전 장비까지 만들어 착용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사진=부산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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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후 A씨는 혹시 뺑소니로 오해받지 않을까 걱정하다가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인하다가 오히려 남성이 고의로 사고를 낸 것 같은 정황을 포착했다.

결국 경찰은 수사에 나섰고, 남성의 행동은 모두 '연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 B(60대·남)씨가 유골함이라고 주장한 그릇은 애초 깨진 상태로 가지고 나온 일반 사기 그릇이었다.

당연히 유골은 들어있지 않았고, 상복 차림도 가짜였다.

B씨는 이같은 수법으로 모두 11차례에 걸쳐 109만 원 상당의 합의금과 위로금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충격에 대비해 팔에 실리콘을 이용한 보호 장비를 끼고, 허위 사망진단서까지 준비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부산과 경남 전역을 돌아다니며 CCTV가 없는 주택가 인근 일방통행로 등을 범행 지역으로 정한 뒤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장례를 치르러 가는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는 B씨 말에 미안함을 느낀 운전자들은 별다른 의심없이 위로금을 건넸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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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60대 남성이 고의로 차량에 부딪힌 뒤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며 사기 행각을 벌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가짜 사망진단서까지 준비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사진=부산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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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부경찰서는 상습 사기 혐의로 B씨를 구속했다.

또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비슷한 피해를 당한 경우 곧바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유골함이 깨졌다는 말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위로금을 전달했고, 금액이 소액이라 별다른 의심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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