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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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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빚내고 끌어다 쓰고…지자체 재난지원금 벌써 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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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긴급재난지원금'

경기도 1조2933억원

서울 1조1366억원 순

한병도 의원 "재정균형 맞춰야"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올해 4조원에 달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주민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한 자금은 지방채를 발행하고 각종 기금을 끌어다 조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방 재정건전성뿐 아니라 중앙정부 재정에까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코로나19 관련 재난지원금 현황'에 따르면 전국 17개 지자체의 재난지원금 지급 총액은 3조9337억원에 달했다. 지급 총액을 보면 경기도 1조2933억원, 서울시 1조1366억원, 대구시 2818억원, 경남도 2198억원 순이었다.


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자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탓이다. 지자체들은 지출 구조조정보다는 여기저기에서 기금을 끌어다 쓴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지출 구조조정은 평균 4.7%에 불과한 반면 여타 기금에서 끌어다 쓴 비율은 95.2%에 달했다. 서울시는 재난관리기금 3583억원, 재해구호기금 4436억원, 기타 3347억원을 끌어와 1조1366억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경기도는 총 1조2933억원 중 500억원만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조달했다.


재난지원금 지급 등 비용이 크게 늘면서 지방채 발행도 급증 추세다. 올해 8월11일 기준 17개 지자체의 지방채 발행 총액은 5조248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발행액(5조4345억원)에 육박했다. 하반기에도 지자체들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어 올해 지방채 발행액은 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지방채 발행액 역시 전년 대비 86.7%(2조9112억원) 증가했다. 지방채 발행은 2년 새 평균 80.3%나 증가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는 부족한 자금을 지방채를 발행해 충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올해 1조8817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는데, 이 중 일부를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 지원금'을 지급하는 데 사용했다. 부채 증가에도 여전히 지방채를 발행하는 곳도 있다. 지방재정365에 따르면 세종시의 부채비율은 2017년 2.58%에서 2018년 3.46%로 높아졌지만 오히려 지방채 발행은 96.7%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채 잔액이 늘어날수록 국가부채에 대한 부담도 커지는 만큼 신규 지방채 발행을 최대한 억제하고 채무관리 계획을 수립해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의원은 "지방 재정 여력이 악화하고 있음에도 지출 구조조정 노력이 미진하다"며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재정건전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신규 지방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자체의 경우 재정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지출 구조조정 등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관리되지 않은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것과 동일하다"면서 "현금성 복지지출이 아닌 꼭 필요한 경우에만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 지방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지방에서 채권을 발행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갚거나 추후 중앙정부가 이를 메워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방의 경우 취득세(일정한 자산의 취득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가 많이 걷히지 않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발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 늘자 일부 지자체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나선 상황이다. 경기 연천군은 모든 주민에게 1인당 10만원씩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안산시 역시 어려움을 겪는 업종 종사자들에게 최대 200만원까지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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