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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중국·일본에 낀 채 유럽·미국에 추격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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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우경희 기자] [편집자주] 2025년 180조원 시장으로 연평균 25%씩 커질 전망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그러나 한국 배터리업체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세기의 전쟁'으로 불리는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 한창이다. 500일 넘게 물고 물리는 싸움을 벌여온 이 소송은 내달 26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첫 판결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업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번 소송의 예상 시나리오와 의미를 점검해본다.

[MT리포트] 美에서 벌어진 韓 배터리 '세기의 소송'-② 달라진 대외환경

머니투데이

/사진=AFP



한국 배터리업체끼리 물고 물리는 소송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중국이나 일본, 유럽, 미국 등 전 세계가 한국 배터리업체 추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부에선 벌써부터 한국이 지금같은 글로벌 배터리시장의 점유율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의 글로벌 전략에 밀리는 K-배터리

특히 일찌감치 전 세계로 눈을 돌린 중국 CATL의 약진이 위협적이다. CATL은 독일에서 직접 배터리 공장을 짓고, 다임러와도 손잡으며 유럽 시장을 적극 노리고 있다.

에너지시장 조사업체 블룸버그NEF(BNEF)는 최근 "중국이 2020년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망 순위에서 지난 10년간 이 분야를 주도해온 한국과 일본을 빠르게 추월해 1위를 차지할 것"이라며 "2025년에는 중국 1위, 일본 2위, 한국은 8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 기준으로 LG화학이 일본 파나소닉, CATL과 선두 경쟁이 치열하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안정적인 5위권 유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BNEF의 배터리 공급망 순위는 △원자재 △셀·부품 제조 △환경 △RII(규제·인프라·혁신) △·최종수요 등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 업체들은 셀 부품 제조 부문에서만 역량을 인정받을 뿐 다른 부문에선 중국에 밀리는 모습이다.

◇미국·유럽도 K-배터리 추월에 속도 높여

유럽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아시아 견제를 외치며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 '자급자족'을 선언한 유럽은 '자국산 배터리'로 분위기를 몰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나서 "지난 세대는 어쩔 수 없지만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는 국산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단적인 예다.

미국도 성장성이 엄청난 배터리 시장을 가만 두고 보지 않을 태세다. 지난 10일 미국 에너지부(DOE)는 국방부, 국무부 등과 함께 '배터리 발전을 위한 연방 컨소시엄(Federal Consortium for Advanced Batteries·FCAB)을 발족하며 자국 배터리 산업의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밝혔다. 이 컨소시엄은 "배터리는 가전에서 국방에 이르기까지 우리 일상을 움직이는 데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위한 핵심 열쇠"라며 배터리 산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기사에서 "중국과 한국으로 대표되는 아시아는 전기차 시대에 맞춰 값싸고 파워풀한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며 "자라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외국 업체들에 의해서만 충족된다면 미국 산업은 고통받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테슬라도 배터리 자체 생산력 증진 선언해

한국 배터리업계에 또 다른 변수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2030년까지 3테라와트시(TWh)까지 배터리 자체 생산력을 높이겠다고 선언했고, 3년 내 배터리 제조비용의 56%를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이 같은 계획들은 하나 같이 한국 배터리 업계에 중장기적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미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수급만큼은 철저히 '자사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6월 독일 폭스바겐의 부품 조달 총 책임자인 슈테판 좀머 구매담당 이사가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놓고 사퇴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전기차 2200만대를 생산한다는 목표로 배터리 수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웨덴 배터리업체 노스볼트와 합작사 설립에 나선 것도 배터리 수급에 대한 불안감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좀머 이사의 퇴진은 폭스바겐의 배터리 수급이 협력업체를 더 압박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고, 이런 모습은 비단 폭스바겐에 그치지 않고 모든 완성차 업계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배터리 업계에도 여러 변수로 이어질 수 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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