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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미중 관계 악화 속 HSBC 주가 박토막…시총 100조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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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악재 잇따라…홍콩·런던 동시 추락

핑안보험 추가매입 소식에 '깜짝' 반등했지만

불확실성 여전…中블랙리스트 포함 가능성도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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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된데다 불법 자금 유통 의혹까지 커지면서 영국계 글로벌 은행 HSBC 주가가 올해 들어 반토막났다. 중국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핑안보험(中國平安)이 지분 매입을 확대해 일부 하락을 만회했지만 다시 반등을 이어갈진 미지수다.

28일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HSBC 주가는 전날보다 9.22% 오른 30.800홍콩달러에 마감했다. 핑안보험 산하 핑안자산운용이 지난 23일 HSBC 주식 1080만주를 약 3억 홍콩달러(약 454억원)에 추가매입했다는 소식이 전날 뒤늦게 전해지면서 주가가 반등한 것이다. 핑안보험의 HSBC 지분은 8%로 커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7.32%)을 넘어 최대 주주가 됐다.

이날 장중 한때 HSBC 주가는 10% 넘게 뛰어 2009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반등이 지속될진 알 수 없다. HSBC의 주가는 올해 들어 연일 폭락세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HSBC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홍콩에서 54% 떨어졌고, 런던에서도 52% 이상 하락했다. 시가총액이 840억달러(약 98조5000억원) 증발한 셈이다. 중국 매체는 핑안보험이 올해 HSBC 주가하락으로 400억홍콩달러(약 6조원)에 달하는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HSBC는 그동안 중국 본토와 서방 시장을 잇는 역할을 했던 만큼 미중 갈등 악화로 큰 충격을 받았다. 155년 역사의 HSBC는 홍콩 3대 통화 발행 은행으로 대규모 예금을 기반을 갖고 있었다. 또한 상당한 배당금으로 투자 매력이 높았다. 코로나19 이후 금융업이 대체로 부진하지만 미중 간 관계가 악화된 4월 이후 HSBC 주가 하락폭은 경쟁업체들보다 훨씬 크다.

사이먼 위엔 수리히자산운용 투자매니저는 “HSBC를 움직이는 주된 우려 중 하나는 앞으로 불확실성”이라며 “특히 미국과 중국 간 관계가 상당히 긴박해지고 있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악재는 계속 쏟아지고 있다. 지난 19일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HSBC가 중국 정부가 작성하는 ‘신뢰할 수 없는 실체’,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 20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 제출한 의심거래보고서 2100여건을 입수해 HSBC가 1999~2017년 약 2조달러(약 2330조원) 규모 불법 자금 거래에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란 등 미국 제재 대상국과 거래했거나 돈세탁·금융사기 등 불법 행위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된 거래가 있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21일 HSBC는 홍콩 증시에서 전날보다 5.33% 하락한 29.30홍콩달러에 마감하며 1995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데일리

최근 1년 간 홍콩증시에서 HSBC 주가 추이. 사진=둥팡차이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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