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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틱톡 사용 금지령'에 제동을 걸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선출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부쩍 '중국 때리기'에 나선 상태에서 법원이 발목을 잡고 나선 셈이다. 무엇보다 이번 판결은 온라인 동영상 사회연결망(SNS) 틱톡을 두고 모회사인 중국기업 바이트댄스와 월마트·오라클, 미국·중국 정부가 틱톡 지분 인수 작업과 관련해 실갱이를 벌이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국제사회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저녁 워싱턴 DC 법원의 칼 니콜스 판사는 "틱톡 어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를 금지한 트럼프 정부의 행정명령 집행을 일시 정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트럼프 정부에 반발해 '틱톡 다운로드 금지령 집행을 중단해달라'는 취지로 지난 23일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데 따른 법원 판단이다. 니콜스 판사는 트럼프 정부가 '국가 안보' 상 이유를 들어 틱톡 금지령을 내린 데 대해 틱톡으로 인한 미국의 국가 안보 문제가 당장 이달 28일부터 금지령을 실행할 만큼 긴급한 상황이라고 보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트댄스 측은 "틱톡은 현대판 광장"이라면서 트럼프 정부의 조치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적법절차에 따른 것도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은 매일 5000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사용하며 최근까지 미국에서 매일 미국인 40만명 이상이 해당 앱을 다운로드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28일 00시부터 미국 내 앱스토어에서 틱톡을 다운로드하거나 업그레이드 하는 행위를 금지할 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6일, 14일 두 차례에 걸쳐 틱톡 사용을 금지하고 바이트댄스에 틱톡과 관련한 미국 내 자산을 모두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이에 따라 이달 18일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이 "9월 20일부터 중국 앱 틱톡과 위챗 앱을 다운로드 받는 등의 행위를 금지한다"는 성명을 낸 후 하루 만에 "틱톡 사용 금지 명령을 일주일간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트댄스와 미국 오라클·월마트 간 '틱톡 글로벌' 출범 논의는 이번 법원 판결과 별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WSJ는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정했다.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미국 내 인기를 들어 틱톡의 미국 사업 가치가 6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양측 합의 내용을 봤을 때 오라클과 월마트는 '틱톡 글로벌'의 지분을 각각 12.5%, 7.5%를 매입할 권리를 갖게 된다. 다만 현재 미국·중국 정부는 틱톡 글로벌이 출범하는 경우 중국 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지분 50%이상을 소유하도록 허용할 지 여부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틱톡 글로벌 협상 계약이 오는 11월 12일까지 마무리되지 않으면 상무부는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에 따라 틱톡 앱 사용을 전면 금지하게 된다. 대통령 행정명령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9월 15일까지 틱톡 매각 협상을 마무리하고 20일까지 계약을 완료한 후 11월 12일까지 글로벌 틱톡 관련 계약을 마무리해야 한다.
앞서 19일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은 '중국판 라인'인 모바일 메신저 위챗의 사용금지 행정명령 효력을 중단해달라는 중국계 사용자들의 가처분신청을 인용해 사용자들의 편을 들어준 바 있다. 트럼프 정부가 제기한 국가 안보상 문제보다는 위챗 사용 금지가 미국 수정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법원은 '표현의 자유'를 들어 중국계 위챗 사용자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중국에는 표현의 자유가 없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모기업인 위챗은 다른 국제적 메신저를 차단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허용한 유일한 메신저다. 중국 정부는 민감한 정치·사회 이슈가 불거질 때 자국 인터넷도 차단하는 등 언론·표현의 자유를 강하게 통제한다.
한편 지난 26일 저녁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소수민족에 대해 "주민들의 행복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국의 올바른 국가관을 정립하는 교육을 계속해갈 것이며 이는 옳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27일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SPI) 국제사이버정책센터는 '인권 탄압'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400개 가까운 수용시설이 지어지고 다수의 모스크(이슬람 사원)가 파괴되거나 훼손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한편 미국 CNN은 아드리안 젠즈 공산주의희생자기념재단 선임 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해 2018년 신장 위구르자치구의 출산율이 1년 전 보다 30% 가량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에 의한 위구르족 여성 강제 불임 시술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불임 시술을 받은 위구르족 여성은 지난 2016년 인구 10만명당 50명 미만에서 2018년 250명으로 2년새 5배 이상 급증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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