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의서 월북 판단 '정황' 근거 등 보고받아
답변하는 서욱 국방부 장관 |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동환 기자 = 국회 국방위원회는 24일 서욱 국방부 장관을 국회로 불러 서해 민간인 총격 사건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여야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황희 의원은 언론 보도 전까지 이 사안을 국회에 상세히 보고하지 않은 국방부를 비판하며 "어떻게 국방위 여당 간사가 기자보다 상황을 늦게 보고받나"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병기 의원은 "첩보를 취합한 후 가능한 한 초강력 대처를 해야 했다"며 "이것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파괴한 것과 다른 사안이다. 그것은 시설이고 이것은 인명"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우리가 골든타임 골든타임 하는데 사건 후 이틀 지나서 회의하고 그때서야 (첩보를) 맞추는 게 늑장 대응이 아니라면 뭐가 늑장 대응인가"라고 꼬집었다.
여야 의원들은 이번 사건을 북한의 무력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건 상정부터 가결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다만 일부 야당 의원은 정부의 의도적인 사건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새벽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지지를 호소한 시점 이후로 사건 경위의 공개를 일부러 늦춘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국민에게 실시간 브리핑을 해야 하는 사건"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세월호 사건을 은폐했다고 얼마나 국민이 문제를 제기했느냐"고 했다.
한편 비공개로 전환돼 1시간 30여분가량 이어진 추가 현안 질의에서는 남측 공무원의 자진 월북 정황 등에 대한 군 당국의 판단 근거가 주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방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구체적인 상황을 시긴트(SIGINT·신호정보)로 파악한 내용이 일부 공개됐다"고 말했다.
비공개 회의 전후로 서해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 선박에 의해 발견된 후 총살되기까지 6시간 동안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관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국방위 안팎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거론됐다.
국민의힘 간사인 한기호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고받고 지시했을 것이라고 본다"며 "다만 국방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만 한다"고 말했다.
다른 야당 국방위원도 통화에서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이 죽이라고 지시를 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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