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수건' 짰지만 잇단 잡음…광주시 "사각지대 더 발굴"
맞춤형 재난지원금 |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코로나19 장기화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면서 지방자치단체도 '말라가는 수건'을 짜내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각계각층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데다가 미증유 사태에 선례가 없었던 행정 절차도 투박할 수밖에 없어 논란과 잡음이 나온다.
광주시는 최근 고강도 방역 지침에 따른 집합 금지로 영업 손실을 본 업소 등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제9차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준 3단계' 거리 두기 기간 문을 닫았던 18개 업종에 100만원씩, 중·고·대학생에게 10만원씩, 임신부에게 10만원씩, 집합 인원 제한과 뷔페 영업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은 신혼부부에 3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그동안 민생 안정 대책으로 국비와 시비 1천831억원을 투입했으며 이번 대책으로는 244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유흥주점, 임신부, 신혼부부 등이 지원 대상에 포함된 것을 두고는 형평성 논란이 나왔다.
어려운 사정에 처한 시민을 도우려는 취지와는 별개로 이들을 긴급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재난 기금으로 임신부 등을 지원할 근거가 없다는 절차적 문제까지 지적되자 광주시는 정부와 논의 끝에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어렵사리 지원 공고를 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출산율 제고는 시대 정신'이라는 명분까지 내세워 임신부 지원 당위성을 강조했다.
9차 민생안정 대책 발표 |
정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초등학생 이하 아동(1인당 20만원)뿐 아니라 중학생(1인당 15만원)에게도 지원금을 주기로 하자 광주시는 뒤늦게 자체 지원(1인당 10만원) 대상에서 중학생을 빼기도 했다.
매번 지원 신청 요인이 생길 때마다 일부 현장 공무원들 사이에는 업무 가중에 따른 불만이 어김없이 생긴다.
광주시가 예산을 승인해야 하는 시의회와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 통행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원금은 받는 사람들에게는 '단비'이지만 부족하기만 하고, 그마저도 못 받는 이들에게는 선심으로 인식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23일 "어려운 상황이 지속할수록 '방역 지침이 과도하다', '왜 우리는 도와주지 않느냐'는 등 각계의 민원이 많아지고, 심해지고 있다"며 "추석 전에 지원금을 지급해 조금이나마 서민들의 숨통을 트이게 하고 사각지대는 지속해서 발굴해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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