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미지와 달리 다른 사람 말 듣는 사람"
2020년 8월 28일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총리관저에서 사의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수교 후 최악의 한일 관계를 내버려 두고 물러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는 한국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자국을 헐뜯지 못하도록 재임 중 조치했다고 자평했다.
아베 전 총리는 23일 보도된 요미우리(讀賣)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 12월 한일 외교장관 사이에 이뤄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를 거론하며 "지금도 역사 문제로 여러 가지 언론전(戰)이 전개되고 있지만, 일본을 깎아내리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는) 한국과의 큰 현안에 관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하는 합의를 만들었고 국제사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2015년 12월 28일 윤병세(오른쪽) 당시 한국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외무상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협상 결과를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쟁점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아베는 피해자가 겪은 인권 침해나 고통이 아닌 '완전히 해결됐다'는 인식을 강조한 것이다.
재임 기간 전반을 돌아보는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와 관련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거론함으로써 우익 성향을 재확인한 셈이다.
아베는 재선 의원이던 1997년 일본군 위안부 동원이 강제적이라는 평가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일본 중학교 교과서의 서술에 문제를 제기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만드는 등 일본의 역사 인식 우경화를 주도했다.
그는 중일 관계와 관련해서는 자신이 2013년 12월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해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전략적 호혜 관계'의 입장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거듭했고 중일 관계를 정상 궤도로 회복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아베 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미지와 달리 매우 다른 사람 말을 듣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솔직한 분이라서 여러 가지 상당한 논의도 했다"고 언급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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