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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독감 백신 중단 사태… 신성약품 “궁극적으로 우리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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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박한 일정에 준비 부족 지적도

세계일보

22일 오후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신성약품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유통상 문제로 22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일부 무료 독감백신 접종사업이 중단된 것과 관련, 백신 조달을 맡은 신성약품 측은 “배송업체가 잘못했어도 궁극적으로 우리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올해 처음으로 정부와 백신 조달 계약을 맺은 신성약품이 독감 백신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일부 물량을 상온에 노출하는 등의 관리 미숙으로 빚어졌다.

이를 두고 무조건적인 저가 입찰이 초래한 결과라고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가예방접종사업은 조달청이 백신 조달 공고를 내면 의약품 유통사와 같은 도매업체가 입찰에 참여해 낙찰하면 이 회사가 제조사로부터 백신을 주문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애초 입찰에서 2순위였던 신성약품이 최종 독감 백신 유통사로 결정된 데에는 ‘검찰 조사’라는 특수한 배경이 있었다.

그간 백신을 조달했던 업체들이 ‘입찰방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바람에 제조사로부터 백신 공급 확약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사정이 생겼고 제조사 대부분으로부터 확약을 받은 신성약품이 당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계약을 따냈다.

신성약품이 낙찰되기까지 네 차례 유찰됐는데 이 과정에서 시일이 촉박해지면서 독감 백신 유통을 위한 준비가 부족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독감 백신의 최종 계약은 8월 말에야 이뤄졌다.

김진문 신성약품 대표는 이날 “배송업체가 잘못했어도 궁극적으로 우리의 잘못”이라면서도 “입찰 후 전국에 배송해야 하니까 일정이 빠듯하고 촉박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차례 유찰된 데에는 정부가 제시한 가격이 업계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기존 업체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보니 경험이 없던 신성약품이 낙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A 백신업체 관계자는 “가격이 맞지 않아 유찰이 많이 되는 건 사실이기도 하고, 그래서 신성약품으로 넘어간 것도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예산의 한계가 있겠지만 어느 정도 (가격을) 맞춰줬다면 기존 업체가 들어갈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신성약품은 이번 사태와 낮은 단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제약회사들은 낮은 단가라고 얘기하겠지만 그것과는 관계가 없다”며 “우리를 포함해 여섯 군데가 같은 가격으로 낙찰받았는데 그중 제약회사에서 백신을 주겠다는 공급확약서를 받은 곳이 우리뿐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가 된 독감백신에 대한 품질 검증 작업에 돌입했다. 품질 검증에는 약 2주가량 소요된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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