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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전 국민 통신비' 불발에 '머쓱타드' 이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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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취임 후 첫 정책인 '전 국민 통신비 2만 원 지원'이 '선별 지원'으로 선회하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게됐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야당과 합의해 4차 추경안에 합의했다는 점은 긍정 평가가 나온다. 지난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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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합의 추경 '긍정 평가'…형평성 논란도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진했던 '전 국민 통신비 지원안'이 야당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직접 제안해 동의를 얻었지만, 결국 '선별 지원'으로 결정되면서 정치적 타격이 예상된다. '머쓱타드'(머스터드 소스와 머쓱의 합성어로 민망하다는 뜻의 신조어)한 상황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이낙연 지도부가 '여야 협치'를 정책 관철보다 우선순위로 두면서 합의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당 안팎에서도 "오히려 향후 관계 회복을 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2일 여야는 이동통신 요금 지원사업 대상을 '만16~34세 및 65세 이상'으로 한정해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신비 2만 원은 연령별로 협의하며 줄이고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안을 받아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4차 추경의 시급성을 고려해 통신비 지급 연령대를 제한하는 대신 나머지 재원을 독감백신 무료 접종 등에 투입하자는 국민의힘 제안을 수용했다. 전 국민 20%(1037만 명)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물량 확보를 위한 예산을 증액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대표는 "이번 추경은 야당의 제안 가운데 수용 가능한 것을 수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전 대표 전기 '나의 인생 국민에게' 발간 축하연 행사 직후 "저는 처음부터 유연하게 협상에 임해달라고 했다"며 "누가 제안했건 합리적인 제안은 수용할 수 있다. 국민을 생각하면 많이 도와드리면 좋겠지만, 한계도 있으니 여야 의견을 모아 시간이 늦지 않게 추경을 처리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께 말씀드렸던 것만큼 통신비를 도와드리지 못한 것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 대표는 "야당과 협의해서 빨리 추경을 집행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기 때문에 (선별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국민께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9일 청와대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지친 국민께 통신비를 지원하는 것이 다소나마 위로가 될 것"이라며 4차 추경안에 관련 내용을 담을 것을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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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통신비 지원'은 추진과 동시에 여권 안팎의 반대 의견에 부닥쳤다. 여권 주요 인사들의 비판 의견과 여론 악화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년(왼쪽)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4차 추경 합의안을 발표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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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통신비 지원'은 처음 정부 추경안에도 없던 내용으로 문 대통령이 이 대표의 건의를 흔쾌히 수락해 전격 추진됐다. 하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비롯해 정의당,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결국 좌절됐다. '포퓰리즘에 가깝다'는 부정 여론이 거세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승수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전국민 통신비 지원 대신 '와이파이 확대 사업' 투자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추경 시급성을 명분으로 한 발 물러섰지만, 대표 취임 후 처음 추진한 '전 국민 통신비 지원'이 불발되면서 맥이 풀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선별 지급이 결정되면서 당장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 이미 선별 지급할 경우 대상 구분 과정에 드는 행정 비용 부담과 형평성 논란이 단점으로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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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지도부는 정책 관철보다 '협치'에 중점을 두면서 향후 정책 성과 면에서 야당의 협조 폭을 넓힐 전망이다. 지난 18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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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추석 전 추경'과 '야당과의 협치'라는 성과를 냈다는 점은 긍정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양승함 전 연세대 교수는 "아무래도 (정치적) 타격이 있다"면서도 "그 정도 절충한 건 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본인은 나름대로 대표가 되서 처음으로 정책을 제안해 정부에서 채택됐는데 결국 의회에서 불발됐다. 여론도 좋지 않았다"면서도 "(국민을) 달래기 위해서 좋은 의도로 내놓은 일종의 선심성 정책이었지만, 동의를 구하지 못해 인기가 없는 것을 추진하는 것보다 낫다. (정책을) 완전히 폐기한 건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격은 있었지만 자신이 주장하는 정책을 관철하려고 하다보면 갈등이 일어나지 않겠나. 그래서 적절한 수준에서 합의한 건 그나마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자신의 정책을 추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협치라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리더십 차원에서 오히려 협치 가능성을 만들었다"고 보았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의 협치 주문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해당 관계자는 "여야가 합의로 추경안을 통과시키는 게 의미가 더 컸다. 그래서 양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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