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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기밀유출 논란' 국방과학연구소, 119구급차에도 보안규정 고집…결국 수십분 허비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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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국방과학연구소 본관 전경.[사진=국방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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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국산 무기 연구·개발 등을 맡고 있어 엄격한 보안 절차 규정을 지켜야 하는 국방부 산하 특수법인 국방과학연구소가 119구급차에도 엄격한 보안 규정을 들이대 1분이 급한 환자 이송에 수십분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소방당국과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따르면, 대전 유성구 소재 국방과학연구소에 환자를 태우러 간 119구급차가 가까운 출입구를 놔두고 정문으로 다시 돌아가는 상황이 발생, 수십분을 허비하는 결과가 초래됐다.

해당 출입구에서는 119구급차에 정식 출입절차를 지키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구급차는 연구소 지침을 따르느라 30여분의 시간을 허비했다.

사건은 지난 17일 오후 5시 15분께 발생했다. '연구소 내에 발목 부상 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119에 들어왔다.

119구급대원은 구급차를 몰고 최단 거리를 이용해 연구소 동쪽 문에 도착했다. 그러나 까다로운 출입절차 때문에 곧바로 연구소 안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외부인은 출입 전 미리 신청하고 내부 직원 등 안내를 받아야 한다'는 ADD 보안상 내부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119 구급대원은 차를 돌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간 뒤 비상보안실이 있는 정문으로 가야 했다.

동문에서 정문으로 돌아가 출입 확인을 받고 환자를 태우는 데까지는 30분이 더 걸렸다.

해당 환자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사실이 익명게시판 등을 통해 알려지자 연구소 직원들 사이에서 "보안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안도 중요하지만,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출입 절차가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시가 바쁜 119구급대원들의 소중한 시간을 길에서 허비하게 방치할 경우 또 다른 피해자가 119구급대원의 구조를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연구소에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면 그야말로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될 수 있다는 자성도 나온다.

연구소 측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개선방안 논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방과학연구소는 최근 연구소 직원들이 퇴사 후 상당량의 보안 문서 등을 유출한 정황이 드러나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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