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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리포트] 틱톡-오라클 '환상적 합의'…미중 기업 '상생모델'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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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의 승부수 "美에 본사···1년내 뉴욕증시 상장도" 오라클과 기술·데이터 협력···'美안보' 위협 줄여 '일자리' 얻은 트럼프, '핵심기술' 지킨 중국 "4자 만족시킨 절충안…양국관계 안정화 긍정적 요인" "퇴출→매각→협력" 진통끝 합의…·갈등 불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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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 중국명 더우인)의 매각 협상과 관련해서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이 이룬 합의안을 놓고 미·중 양국서 긍정적 평가가 쏟아진다.

틱톡 제재령이 발효되기 하루 전날인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 매각 합의안에 원칙적으로 승인하면서 틱톡은 미국시장 퇴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게 됐다. 두 달 넘게 이어진 틱톡 매각 협상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틱톡 사태'는 지난 7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미국에서 퇴출시키겠다고 경고한 게 발단이 됐다. 특히 미·중이 치열한 기술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서도 양국 기업이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갈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 긍정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틱톡의 승부수 "美에 본사···1년내 뉴욕증시 상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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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PHOTO: China and U.S. flags are seen near a TikTok logo in this illustration picture taken July 16, 2020. REUTERS/Florence Lo/Illustration/File Photo/2020-09-19 17:11:23/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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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원칙적으로 승인한 바이트댄스와 오라클, 월마트가 마련한 합의안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미국 사업부문을 떼어내 새로운 회사 '틱톡 글로벌'을 설립한다. 미국 사업부문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모두를 하나로 묶은 형태로 알려졌다. 틱톡 글로벌 설립엔 오라클, 월마트도 공동으로 참여한다.

본사는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에 둥지를 틀고 2만5000명을 고용하기로 했다. 이사진 절반은 미국인이 맡고, 미국 출신 최고경영자(CEO) 및 보안 전문가를 이사진에 두기로 했다.

틱톡 글로벌은 1년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중국 환구망은 틱톡이 상장 전 투자 유치에도 나설 계획이라며, 오라클과 월마트가 모두 1000억 위안을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투자 유치 후 틱톡 기업가치는 약 5000억 위안(약 85조원)으로 추산됐다.

◆ 오라클과 기술·데이터 협력···'美안보' 위협 줄였다

바이트댄스는 틱톡 글로벌에 대한 지배주주 자리를 여전히 유지할 전망이다. ​오라클과 월마트는 바이트댄스보다는 적은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환구망은 "오라클과 월마트의 지분율은 각각 12.5%, 7.5%로, 합쳐서 20%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바이트댄스의 지분 40%를 미국 투자회사가 갖고 있다"며 "틱톡 글로벌이 사실상 미국인이 과반을 보유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틱톡의 핵심이라 불리는 이용자 맞춤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 기술도 바이트댄스가 계속 소유한다. 대신 오라클은 틱톡의 기술 협력 파트너로, 자사 클라우드 시스템에서 틱톡 글로벌의 모든 데이터를 보관, 관리하게 된다. 틱톡 글로벌의 알고리즘 기술 소유권은 없지만, 알고리즘 소스코드와 업데이트 내용에 100%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바이트댄스가 미국 이용자 데이터를 중국 공산당에 보내는 스파이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감시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바이트댄스는 오라클과 월마트 등 투자자와 함께 50억 달러 규모 글로벌 교육기금을 설립해 향후 기술, 온라인동영상 등을 통해 글로벌 교육 수준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기로 했다.

◆ "일자리 얻은 트럼프, 핵심기술 지킨 중국" 미·중 체면 살려

이번 합의안은 틱톡 매각을 놓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미·중 양국 정부, 그리고 바이트댄스, 오라클 '4자'를 모두 만족시킨 절충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서 아예 ‘퇴출’되거나, 미국 기업에 헐값에 매각될 뻔했던 틱톡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 심지어 '전화위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내 정치적 문제를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핵심 알고리즘 기술도 지켰다. 게다가 오라클·월마트로부터 투자를 지원받은 것은 물론, 협력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한층 더 도약할 수 있게 됐다.

틱톡의 기술 협력 파트너로서 오라클도 틱톡 지분을 일부 가져가면서 거대한 수익을 함께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B2B(기업 간 거래) 사업자였던 오라클은 미국에서만 1억명 이상의 이용자 데이터를 보유한 틱톡과 협력을 통해 B2C(기업·소비자간 거래)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도 중국으로부터의 안보 위협을 해소함과 동시에 틱톡으로부터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성과를 냈다. 주요 지지세력인 오라클은 물론 바이트댄스 투자자인 세쿼이아 캐피털·제너럴애틀랜틱 등 미국 자본가를 만족시켰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든든한 후원군을 확보한 셈이다.

아울러 중국 정부로서도 틱톡의 핵심 기술을 미국에 ‘몽땅’ 내주는 상황을 막았으니 체면을 세운 셈이다.

◆ 기술전쟁 속 미·중 기업 '상생 협력' 모델 될까

사실 틱톡과 오라클의 협력 방식은 약 2년 전 애플의 중국 클라우드 시장 진출 선례를 따른 것이기도 하다.

2018년 2월, 중국 내 인터넷서비스 제공자는 중국에 서버를 두고 현지 기업과 협력해야 한다는 법에 따라 애플은 중국 현지 인터넷서비스업체 윈상구이저우와 함께 중국에서 아이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틱톡이 미국에 서버를 두고 오라클과 기술 협력하기로 한 방식과 흡사하다.

더 중요한 건 틱톡과 오라클의 협력을 통해 미·중 기술 전쟁이 나날이 치열해진 가운데서도 양국 관계의 ‘상생’ 협력 포인트를 찾았다는 것이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망은 "이번 사태가 양국 관계를 안정화 시키는 데 하나의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중 양국이 상생상극 관계로, 서로 갈등을 빚으면서도 파국으로는 치닫지 않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보여줬다"고 풀이했다.

◆ "퇴출→매각→협력" 두달여 진통 끝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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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합의안이 이뤄지기까지 협상은 적지않은 진통을 겪었다. 후시진 중국 관영 환구시보 편집장은 20일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며 미국에 맞서 "투쟁한 결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사실 7월 7일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 퇴출 가능성을 언급했을 때까지만 해도 세간에선 틱톡이 '제2의 화웨이'가 될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가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제재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를 표면적으로 내세워 '틱톡 때리기'에 나섰다. 바이트댄스가 중국 기업이기 때문에 틱톡을 사용하는 미국인의 개인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실상은 미·중 패권전쟁 속에서 중국 기술기업 부상을 억제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만 틱톡을 겨냥한 행정명령을 두 차례 발동했다. 8월 6일 틱톡을 비롯한 바이트댄스의 미국내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발표한 데 이어, 14일엔 틱톡 미국 사업 부문을 90일 이내에 미국 기업에 넘기라는 행정명령도 발표했다.

중국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중국 상무부는 즉각 '수출 제한 기술 목록'을 수정해 틱톡 매각에 급제동을 걸었다. 알고리즘은 물론,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분야 기술 수출과 관련해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 부문을 매각할 때 중국 정부 허가를 받도록 함으로써 틱톡 매각 지연을 노린 것"으로 풀이했다.

◆ 막판까지 '기싸움'···갈등 불씨는 '여전'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안 승인 직전까지 미·중간 기싸움도 계속됐다. 오라클과의 합의로 일단락된 줄 알았는 데,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돌연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어깃장을 놓기도 했다. 이어 18일 미국 상무부는 예고한 대로 "20일부터 틱톡을 금지할 것"이라고 선포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즉각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해치는 외국기업과 개인을 상대로 한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대한 규정을 발표하고 중국 입국 제한 혹은 취소, 벌금 부과, 중국내 투자 금지 제재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양쪽 모두 협상의 여지는 남겨놓으며 갈등이 고조되는 건 피하는 모습이었다. 미국은 틱톡의 신규 다운로드만 금지하기로 했을 뿐 틱톡 서비스 제공을 완전히 차단하진 않았고, 틱톡의 미국내 완전한 사용 중단은 오는 11월 12일로 연기했다. 중국도 블랙리스트 규정을 발표하긴 했지만, 언제부터 시행할지는 밝히지 않은 것.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안 승인으로 틱톡 사태는 사실상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미국이 틱톡 제재를 연기한 것일 뿐 완전히 해제한 것이 아닌 데다가, 이번 합의안이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의 승인도 거쳐야 하는 만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틱톡이 뭐길래··· "20억명 이용자" 가장 성공한 中모바일앱

2016년 출범한 틱톡은 15초 이내의 짧고 재미있는 동영상을 공유하는 모바일 플랫폼이다. 전 세계 150개 지역에서 75개 언어로 출시돼 전 세계 젊은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4월 기준, 틱톡의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20억건에 달했다. 특히 올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속 틱톡은 미국인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미국내 누적 다운로드 건수도 1억6500만건이 넘는다.

수익성도 뛰어나다. 틱톡의 인기에 힘입어 모기업 바이트댄스 1분기 매출은 5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다. 틱톡 덕분에 바이트댄스 몸값은 1000억 달러 이상의 '헥토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 인터넷 기업 가운데 사상 처음 글로벌 성공을 거둔 모바일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baeinsun@ajunews.com

배인선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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