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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스가 내각 외교정책의 추, 관저에서 외무성으로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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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오늘 밤 트럼프와 첫 통화

"아베 정책 계승, 미·일동맹 기축"

관저→외무성 주도권 돌아올 듯

니카이 간사장 입김도 커질 수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전화 회담을 갖는다. 스가 총리가 취임 후 외국 정상과 갖는 첫 회담으로, 외교가 약점으로 꼽히는 스가 총리의 첫 외교무대 데뷔가 된다.

NHK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전화 회담에서 “아베 정권의 외교 방침을 계승해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한 전략적 외교를 전개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이어 “미·일 관계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긴밀히 연계하겠다”고 말하고, 그 밖에도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과 지지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스가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며 “조만간 회담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가, 트럼프와 첫 통화…트럼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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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16일 관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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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총리는 또 22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유엔총회 연설에도 나선다. 스가 총리는 19일 사전 녹화한 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수습을 위한 국제협력의 중요성 등을 강조하고, 개발도상국 등에 백신과 치료약 유통을 위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22~25일엔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면담한다.



관저 경산성 라인 퇴임…모테기 유임, 외무성에 무게 중심



외교보다는 내정에 강한 스가 총리 하에선 외교정책 결정의 메커니즘에도 변화가 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정권에서 외교정책의 무게중심이 총리 관저에 있었다면 다시 외무성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이마이 다카야(今井尚哉) 비서관, 하세가와 에이이치(長谷川栄一) 보좌관 등 아베 총리 시절 관저에서 정책 전반을 쥐락펴락했던 경제산업성 출신이 퇴장한 영향이 크다. 이 두 사람은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외교 정책에서도 이들의 영향력은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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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아베 신조 총리(오른쪽)와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왼쪽)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지통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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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외무성이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건 실제 스가 총리의 발언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2일 자민당 총재선거 토론회에서 “외무성으로부터 여러 보고를 받으면서 정부 전체로서 외교를 해나가겠다”면서 외무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개각에서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光) 외상을 유임시킴으로써 외무성의 역할에 무게를 실었다. 산케이 신문은 “(관저 내 외교정책 결정 기구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외무성의 존재감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중파’ 니카이 간사장 입김 세질 듯



동시에 스가 총리 만들기의 1등 공신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의 입김이 강해질 가능성도 커졌다. 스가 총리가 대중 협력관계를 중시하는 니카이 간사장을 배려할 경우, 앞으로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취하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산케이 신문은 전망했다. 스가 정권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시선이 커지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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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1일 오전 도쿄 나가타초(永田町)의 당 본부에서 열린 당직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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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한 외교 소식통은 “여행업계와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니카이 간사장은 주변국 인맥이 두터워 스가 총리에게 여러 조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日 언론, “아베처럼 안정된 미·일 관계 구축을”



일본 언론들은 스가 총리의 외교력에 대해 여전히 불안을 드러내고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 아베 정권 7년 8개월 동안 관방장관을 맡아 내정을 관할했다는 인상이 강한 반면, 아베 전 총리에 비해 외교가 강하다는 이미지가 옅기 때문이다.

실제 스가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출과정에서“아베 총리와 같은 정상외교를 나는 할 수 없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바 있다.

스가 총리의 최대 과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구축이 될 전망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1면 기사를 통해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정상회담에서 각별한 밀월 관계를 구축했다”면서 “아베 전 총리와 똑같지는 않겠지만, 안정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스가 총리의 정상외교 수완은 미지수다. (아베 총리처럼) 조기에 스스로 외교의 기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주일미군 주둔비용을 둘러싼 교섭은 스가 정권의 대미외교의 방향을 점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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