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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정부·여당 추진 '공정경제 3법' 찬성 입장…재계는 물론 당내 반발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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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슈에 대해 당의 여론 모으는 게 '김종인 리더십' 결정적 분기점될 수도 있어

세계일보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재계는 물론 당내에서도 반발 조짐이 일면서 '김종인호 리더십'을 놓고 또 파동이 일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종종 기존의 보수정당들이 유지해 온 정체성과 다른 방향을 제시해왔다. 그가 꾸린 비상대책위원회는 '기본소득' 외에도 호남, 3040 청년 세대, 노동자, 여성 등 기존 보수 정당에서 금기시됐던 진보적 의제들을 선점하곤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공정경제 3법에 대한 질문에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장 질서를 보완하기 위해 만든 법이기 때문에, 심의 과정에서 내용상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세 가지 법 자체에 대해서 거부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답한 것이다.

지난달 25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의 상법 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제도 신설 ▲감사위원 분리선임 ▲3% 의결권 제한규정 개편 등,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주회사 지분율 규제 강화 ▲사익편취 규제대상 확대 ▲전속고발권 폐지 ▲과징금 상한 상향 등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답변 이후 당 대내외적으로 동요가 일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쟁점 사항이 워낙 여러가지고 하나 하나가 우리 기업과 국민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지금은 전문가 의견을 듣고 정리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8일 즉각 김 위원장을 찾아와 이에 대한 재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동안 전경련은 정부가 입법예고한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재계에서는 이날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이 김 위원장에게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중진 중 한 명인 장제원 의원은 김 위원장의 찬성 입장에 대해 페이스북에 "다행이다. 소위 공정경제 3법은 정강, 정책 개정과 함께 오히려 우리가 먼저 던졌어야 했던 법들"이라고 호응했다.

장 의원은 "국민의힘은 '경제민주화' 가치를 당의 핵심가치로 내세웠다"며 "뿐만 아니라, 이미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통해 공정위 전속 고발제 폐지, 다중대표소송 제도 단계적 시행, 총수 일가 부당거래 규정 강화 등 선명한 경제민주화 조치를 약속한 바 있다"고 짚었다.

반면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함부로 찬성하면 안 된다. 지지 발언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기본적으로 법 자체의 내용에만 치중한 나머지 국가와 정권의 자의성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임죄 등 국가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부분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 등 진짜 할 일을 먼저 하거나, 아니면 조건으로 걸기라도 하라는 뜻"이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김종인 위원장이 그간 '혁신' 명목으로 제안한 사안들 중 당내에서 반발이 나온 경우는 빈번했다. 특히 공정경제 3법의 경우 김 위원장의 경제 의식 뿌리인 '경제민주화'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 그가 섣불리 다른 입장을 취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번 이슈에 대해 당의 여론을 모으는 것이 '김종인 리더십'에 있어 결정적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그간 김 위원장이 진보적 색채의 기치들을 내걸고 개혁을 추진해왔고, 그만큼 내부적으로 불만이 쌓인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시장경제 이슈의 경우 보수정당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부분이라 신중히 다뤄야 할 문제"라고 우려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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