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독자적 알고리즘 기술은 바이트댄스가 유지
사용자 데이터 관리는 오라클
미국 내 2만개 일자리 창출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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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중국 IT기업 바이트댄스가 기술제휴 파트너로 미국IT기업 오라클을 선택한데 이어 틱톡 본사를 미국에 세우는 방안을 미 행정부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의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틱톡 퇴출을 강하게 압박하자, 글로벌사업부문 법인도 미국에 설립해 중국과의 고리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합의에 아주 근접해 있다"며 전망을 낙관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오라클과의 기술제휴 제안서를 미 재무부에 제출했다. 안(案)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미국에 별도의 법인을 세워 틱톡의 글로벌 사업부문을 맡기고 주요주주 지위를 유지하되, 오라클이 기술파트너로서 일부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클은 틱톡 미국 사업 뿐 아니라 이 앱의 글로벌 사업부문 전체에 대해서도 소수지분을 갖게 된다. 향후 틱톡 운영방식에 대한 감독권한을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에 넘기는 안도 제시됐다. 이번에 새로 출범하는 틱톡의 글로벌 사업부문은 독립적인 감독 권한을 가진 별개 법인으로 바이트댄스는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바이트댄스는 틱톡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해 총 2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내용도 적시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가 미국측에 넘기는 것을 반대해온 틱톡의 핵심 알고리즘은 바이트댄스 측이 보유하되, 이용자 데이터는 전적으로 오라클이 관리하는 방안도 추가됐다. 미 사용자 정보는 미국에서 관리하고 저장한다는 카드도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계획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의에 아주 근접했다고 들었다"며 "바이트댄스가 제안한 오라클과의 기술제휴 방안에 대한 승인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등 미 정부 고위인사들과 함께 바이트댄스 측과 만나 이같은 사항을 검토한 후 나왔다는 점에서 승인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실었다. 이는 틱톡 인수 협상의 마감시한인 20일 이전의 마지막 절차라는 해석이 나왔다. CNBC는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이르면 이날 오후 트럼프 행정부가 이같은 방안을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오라클 인수에 보다 마음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의 팬이라고 밝히며 "그는 오랫동안 훌륭한 사람었으며 매우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미 언론도 트럼프 대통령과 앨리슨 회장의 친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앨리슨 회장은 올해 2월 캘리포니아 저택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4월에는 경제 회생을 위한 백악관 자문단에도 들어갔다. WSJ은 MS를 제치고 오라클이 틱톡 매각 협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점에 대해 앨리슨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간의 친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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