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조은국 기자 = “딜레마입니다” 최근 가파른 신용대출 증가세에 대한 은행권의 시각입니다. 신용대출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만 최근 열흘 사이 1조원이 늘었습니다. 지난달에도 이들 은행에서만 4조원이 증가했습니다.
신용대출 금리가 일부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은 상황이 되자, 자금을 사전에 확보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 대출을 과도하게 조이자 이를 피하려는 소비자들과 주식투자 자금을 마련하는 소비자들이 신용대출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자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5대 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신용대출이 갑작스레 증가하게 된 배경과 함께 용처 등을 집중 확인했습니다. 금감원이 직접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은행들은 신용대출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였습니다.
은행도 고민이 커졌습니다. 고신용등급 소비자들이 주식투자나 부동산 거래자금을 위해 신용대출을 이용하고 있지만, 이를 조이게 되면 꼭 필요한 생활자금이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긴급한 운영자금도 막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정책자금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금은 조건이 있는 데다 규모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들어가는 유동성까지 막힐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당연히 리스크도 걱정해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지게 되면 여기로 흘러간 자금이 부실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이 필요한 곳에 대출을 해줘야 하는데,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고민이 큰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이 신용대출을 대한 우려를 나타낸 만큼 한도를 줄이는 등 신용대출 확대를 자제하겠지만, 꼭 필요한 곳에 자금이 막히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용대출 급증세에 제동을 걸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은행들의 건전성 문제로 번지는 것을 차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신용대출에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긴급 운영자금과 생계형 자금들도 포함돼 있는 만큼, 이들의 자금줄이 막히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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