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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WTO 위기, 미중 대결만으로 설명 못 해…원칙 되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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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보호무역주의 강화…WTO 큰 역할 필요" 프랑스 경제지 인터뷰

연합뉴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020년 8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열린 '제17차 한-아세안 경제장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위기에 처한 WTO의 현재 상황을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유 본부장은 15일(현지시간) 발간된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와 인터뷰에서 'WTO 안에서 중국과 미국의 두 경제시스템을 화해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WTO 창설 이래 지난 25년 동안 국제교역 규칙이 현실에 맞게 바뀌지 않았다며 "미국의 불만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규칙 개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WTO의 존재 이유라고도 할 수 있는 교섭, 분쟁 해결, 무역 규칙 감시라는 3대 기본 원칙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마비돼 국가 간 분쟁 조정 역할을 하지 못하는 WTO 판결시스템을 살려낼 복안으로는 "마법적인 해결책이 있지는 않지만, 시스템을 재활성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WTO 분쟁조정위원회의 교역 규칙 해석이 월권이라고 비판하고, 유럽은 국가 간 무역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조치라며 맞서고 있다.

유 본부장은 "만약 WTO 규칙 개정이 있었다면, 분쟁조정위원회 제소 대신 당사국 간 교섭으로 무역 분쟁이 해결됐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보호무역주의가 힘을 얻는 현상은 비단 서방 국가에만 한정된 게 아니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기에 WTO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역할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국제 교역에 안정과 예측 가능성을 가져오게 하기 위해서만이라도 WTO가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며 "열렬한 다자대화 방식 추종자"인 자신이 깊은 위기에 빠진 WTO를 살려내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유 본부장이 지난 9∼11일 유럽 내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프랑스에 방문한 계기로 이뤄졌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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