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 국시거부·동맹휴학 중단…38일 만에 학교로

8월7일 투쟁 시작한지 38일 만에 학교 복귀

의대협, 단체행동 중단하고 정책감시기구 출범

국시 응시는 쟁점으로 남아…정부 "구제 불가"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전공의들이 업무복귀를 한 8일 오전 국가고시를 거부한 의과대학생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버스터미널역 사거리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2020.09.08.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의대 정원 증원 등 정부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의사 국가시험(국시) 거부와 동맹 휴학 투쟁을 벌여왔던 의대생들이 단체행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전날 40개 대학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대의원회의를 열고 동맹 휴학 투쟁을 중단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함께 국시 거부에 나섰던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대표들은 전날 성명을 통해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해당 (4대 의료정책) 법안을 재검토하고 진정 국민을 위한 의료 정책을 펼치는지 선배 의사들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잘못된 의료 정책을 강행하는 순간 재차 단체 행동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7일부터 수업·실습 거부와 휴학 투쟁에 돌입했던 의대생들은 약 38일 만에 학교로 돌아가게 된다. 또 의료계 파업 사태도 전문의, 전임의, 전공의, 의대생 등 모든 직역에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에 대한 구제 여부는 아직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쟁점으로 남아 있다.

현재 의료계는 국시 거부자들에 대한 구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형평성 문제와 국민 여론 등을 이유로 재접수 기회를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국가시험은 수많은 직종과 자격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치르고 있기 때문에 추가 접수는 다른 이들에 대한 형평과 공정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정부로서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 대변인은 또 본과 4학년생들이 단체행동 중단을 발표한 직후 브리핑에서도 "정부 입장은 이미 밝혀드린 바와 동일하다"고 못박았다.

의대생들도 정부에 국시 재접수 기회를 요청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조승현 의대협 회장은 "단체 행동 유보는 시험을 보게 해달라는 요구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시험을 보게 해달라고 구제를 바라는 단체행동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의대협은 이날 단체행동 중단과 함께 정부의 합의문 이행을 감시하고 정부에 능동적으로 정책을 제언하는 '보건의료정책 상설감시기구'를 출범했다.

조 회장은 "기존 단체행동을 넘어 더욱 능동적으로 보건의료체계를 감시할 것"이라며 "정부가 다시금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정책을 강행한다면 전 의료계와 함께 단체행동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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