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광장시장 |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장우리 기자 = 수도권에 적용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단계로 하향 조정된다는 소식에 자영업자들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오는 1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해제된다. 이에 따라 밤 9시 이후 포장·배달 주문만 받을 수 있었던 일반·휴게음식점, 제과점 등은 방역수칙을 지키는 조건 하에 예전처럼 정상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운영이 중단됐던 독서실, 스터디카페, 실내체육시설의 경우도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부 작성, 이용자 간 2m(최소 1m) 거리두기 등의 수칙을 지키면 문을 열 수 있다.
그동안 뚝 떨어진 매출로 어려움을 겪던 자영업자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강남역 인근의 한 부대찌개집 사장 문모(55)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1주일 더 연장될 수도 있다는 말에 마음을 졸였는데, 방금 뉴스를 보고 그나마 한숨 돌렸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호프집 점장 김모(31)씨도 "그간 9시까지밖에 영업을 못 하면서 2주간 매출이 60%가 넘게 떨어졌는데, 발표 내용을 보고 매출이 다시 늘 거라는 기대감이 생긴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돼도 가게 운영은 여전히 어려울 거라는 비관적인 반응이 더 많았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실내포차를 운영하는 송모(69)씨는 "밤에 강남역 근처에 사람이 아예 다니지 않는 게 큰 문제"라며 "내일부터 9시 이후 영업이 가능하다니 다행이지만 얼마나 나아질지는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종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53)씨도 "직장인들이 코로나19 이후로 회식을 줄이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전에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였다"며 "매출이 거의 안 나오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끝나도 그간 입은 손실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덮친 코로나19 여파 |
미성년자 출입금지, 좌석 띄워 앉기, 음식 섭취 금지 등의 방역수칙을 의무화하는 것을 전제로 영업이 가능해진 PC방 업주들은 대체로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취식금지' 규정에 대한 반발이 컸다. 1시간에 1천원 안팎의 저렴한 컴퓨터 이용료를 음식 판매 비용으로 충당하던 만큼, 취식을 금지하면 문을 못 여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PC방 업주들이 모이는 온라인 카페에는 이번 지침에 대해 "안 열어도 손해지만 열어도 손해다", "뭘 해도 적자다" 등의 댓글이 여러 개 달렸다.
한 업주는 "미성년자 출입금지나 (좌석) 띄어앉기 등 다 받아들이겠는데 취식금지는 이해가 안 된다"며 "시간당 이용 요금만 받으면서 알바 쓰고 영업할 수가 없다. 와서 캔커피라도 하나 마셔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PC방 업주 커뮤니티에도 "취식금지는, 너무 (타격이) 크다. 카페도 못 먹게 하고 식당도 막아야지", "PC방은 칸막이도 있고 따로따로 먹는 건데, 청소년 상권인 사장님들은 타격이 크겠다"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요금을 다같이 인상해야 한다는 글도 여럿 올라왔다. 한 업주는 "(PC방을) 열어서 더 손해를 보는 분위기인데, 이참에 우리끼리라도 '생존 가격'을 계산해서 반영했으면 좋겠다"며 요금 인상을 독려했다.
브리핑하는 복지부 장관 |
수도권의 2.5단계 조치는 해제됐지만, 2단계 조치는 오는 27일까지 유지된다.
이에 따라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사적·공적 모임, 행사가 금지되고 클럽, 노래연습장, 뷔페 등 고위험시설 11종의 영업이 금지된다.
프로야구, 축구 등 스포츠 행사는 지금처럼 무관중 경기로 해야 하고 사회복지 이용시설과 어린이집에도 휴관 및 휴원 권고 조처가 지속된다. 실내 국공립시설 운영 중단, 학교 밀집도 완화 등의 조치도 유지된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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