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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EU 탈퇴협정 무력화 시도'에 집권 보수당서도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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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에 '정부 권한 제한' 법안 수정안 제출…상원서도 반대 기류

연합뉴스

영국 브렉시트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Brexit)의 법률적 근거가 된 유럽연합(EU) 탈퇴협정 일부 조항을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집권 보수당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국제 조약인 EU 탈퇴협정을 위반하면 영국의 국제적 평판과 신뢰에 손상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 BBC 방송에 따르면 보수당 하원의원인 밥 닐 경은 정부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의 '국내시장법'(The internal market bill) 수정안을 내놨다.

이 수정안은 정부가 국내시장법을 통해 EU 탈퇴협정과 상충하는 내용을 추진할 경우 반드시 의회 승인을 얻도록 하는 내용이다.

보수당 내에서 하원의원 30명가량이 국내시장법에 반대해 수정안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 톰 투겐타트 하원 외교위원장, 토비아스 엘우드 하원 국방위원장 등이 여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국내시장법이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상원의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렉시트 지지자로 유명한 보수당 상원의원인 하워드 경은 국내시장법이 영국의 글로벌 평판에 해를 미칠 수 있는 만큼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브렉시트 지지자이자 전 재무장관인 러몬트 경 등 다른 보수당 상원의원 일부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지난 9일 발의한 국내시장법은 연말까지 설정된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이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 등 영국 국내 교역에 관한 규제 내용을 담았다.

문제는 국내시장법 일부 조항이 EU 탈퇴협정과 상충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영국과 EU가 합의한 탈퇴협정에 따르면 전환기간 이후 북아일랜드는 여전히 영국의 영토에 속하지만, EU 단일시장에는 남아있는 만큼 EU 규제를 따라야 한다.

그러나 국내시장법에 따라 영국 전체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할 경우 북아일랜드는 EU 규제를 따르기로 한 탈퇴협정 내용을 무력화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마로스 세프코비치 부위원장은 전날 런던에서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과 긴급 회동을 갖고 국내시장법이 EU 탈퇴협정의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 [EPA=연합뉴스]



세프코비치 부위원장은 영국 정부에 3주 내 법안을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영국과 EU 간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마지막 협상 일정과 일치한다.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그러나 이에 대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가 국내시장법 입법을 강행할 경우 미래관계 협상 결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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