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27)씨의 올림픽 통역병 선발 청탁 의혹과 관련해 당시 부대 동료의 증언이 나왔다. 미 8군 한국군지원단 미 2사단지역대 카투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이야기가 처음 나올 당시 일병이었던 서씨가 지원을 하기 어려웠다는 내용이다. 서씨의 군 동료 A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분위기엔 사실상 병장과 고참 상병만 지원 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
“일병은 정상적으론 지원 어려웠다"
올림픽 통역병에 지원하기도 한 A씨는 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창 올림픽 통역병 논의가 본격적으로 나온 건 2017년 9월이었는데 당시 중대별로 선임 병장이 1~2명을 추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병사 추천이다 보니 고참 상병부터 병장 사이 군 경력이 충분한 사람만 면접을 볼 수 있는 분위기였다. 일병은 물론 상병 초에도 지원 자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서씨는 2017년 9월 말 일병에서 상병으로 진급했다.
당시 한국군 지원단장이었던 이모 대령은 “팀원 추천 및 면접 등을 통해 전체 카투사 인원 중 60명 정도를 차출해 평창 올림픽 통역병으로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서씨의 유학 경력과 무관하게 공식적인 지원 루트로는 팀원 추천 단계에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A씨의 설명이다.
━
“돌연 제비뽑기…계급 제한 없어져”
그는 이어 “당초 추천을 통한 통역병 선발이 논의되다가 2017년 11월 돌연 제비뽑기로 선발 방식이 변경됐다”며 “추첨식으로 바뀌면서 미군에서만 허락하면 계급과 상관없이 모두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씨가 근무한 미2사단 지역대 소속 지원반에서는 3명이 통역병으로 선발됐다. 지원반 총원은 70여명이고, 서씨도 제비뽑기에 참여했지만 당첨되지 않았다.
신원식 미래통합당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 휴가와 관련해 A대위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는 이 대령이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신원식 의원과의 통화에서 밝힌 내용과도 일치한다. 앞서 이 대령은 “추 장관 아들이 카투사에 왔을 때 최초 분류부터 (압력을) 막았고, 동계올림픽 할 때 (통역병 선발) 압력이 들어왔던 것들을 내가 다 안 받아들였다”며 “선발 방법을 제비뽑기로 바꿨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나중에 추가적으로 또 보내달라는 것을 막았다"고 덧붙였다.
추미애장관 아들 의혹 관련 발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
통역병 뽑히면 3개월 호텔 생활
서씨가 근무한 지원반에서 통역병으로 뽑힌 3명은 인천공항에 배치돼 3개월여 동안 비즈니스호텔에서 지내고, 근무시간 외에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여건이었다고 한다. 2018년 2월 열린 평창올림픽에서 통역 경력을 쌓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편의까지 누릴 수 있었다는 뜻이다.
A씨는 “미2사단 훈련이 겨울에 몰려있는데 올림픽 차출이 훨씬 편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며 “당시 위로 휴가로 12일까지 주어져 이보다 더한 기회가 없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
추미애 "이 사건 수사 보고 받지 않을 것"
통역병 청탁 의혹과 관련해 추 장관 측은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추 장관은 이날 법무부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에 관하여 검찰에서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하여 실체관계를 규명하여 줄 것을 국회 답변 등을 통해 수차 표명했다"며 "그동안 사건과 관련하여 일체의 보고를 받지 않았고 앞으로도 보고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