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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국시 거부 의대생, 어쩌나…"말 그대로 사라지는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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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 중' 의대생 만 27세까지 입영 연기 가능

연합뉴스

의사국시 응시율 14%…정부 "추가 접수 없이 내일부터 시행"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의 응시율이 14%에 그쳤지만, 정부는 예정대로 8일부터 시험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의사국가실기시험의 경우 총 응시대상 3천172명 중 현재 446명, 14%의 인원이 응시할 예정"이라며 "시험은 당초 공지한 일정대로 8일부터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7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관계자들이 시험을 준비하는 모습. 2020.9.7 k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의과대학생들의 의사 국가고시를 거부 상황이 지속한다면 말 그대로 의료계에서는 '1년'이 사라질 전망이다. 남학생의 경우 군대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7일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교수들은 의대생의 국시 거부가 현실화하자 당혹스러움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치러야 하는 3천172명 중에서 2천726명(86% 상당)이 응시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응시자는 446명, 14% 정도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의협과 당정의 졸속 합의문마저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걸 보며 회원들이 분노했다"며 국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올해 의사 국시의 재연기나 시험 접수 기한을 추가로 연장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만약 정부가 별도의 구제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번에 응시를 거부한 2천700여명은 1년 뒤인 내년에 시험을 볼 수밖에 없다.

예정대로라면 의대 본과 4학년은 실기시험과 필기시험을 모두 치르고 내년 초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졸업한다. 졸업 후에는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 자격으로 대학병원 등에서 수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국시에 응시하지 않아 의사 면허를 취득하지 못했다면, 남학생의 경우 졸업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의대생들은 재학 중이라면 만 27세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지만, 졸업으로 학적이 사라지면 상황에 따라 입영 통지 대상이 될 수 있다.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현역병 입영일자 연기사유, 연기기간 및 구비서류. 2020.09.07. [병무청 홈페이지 발췌]



의사, 한의사 시험 등 응시 예정자는 시험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할 수 있지만 '시험 불합격자'여야 하므로 이번 사례처럼 '시험 미응시자'에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병무청의 현역병 입영일자 연기 사유 항목 중에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수의사, 약사, 유치원·초·중등교사 임용 시험 불합격자로서 졸업 후 시행하는 시험응시 예정자는 시험 일정까지 1년의 범위내에서 연기"라는 내용이 있다. 단 여기에는 '시험 불합격자로서'라는 조건이 명시돼 있다.

다만 본과 4학년 남학생이 졸업하지 않고 유급한다면 병무청의 '재학생 입영 연기' 허용에 따라 의대생들은 만 27세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다.

그러나 본과 4학년이 전체 유급한다면 그것도 문제다. 현재 본과 4학년을 제외한 의대생들은 동맹휴학에 나선 터라 상황이 복잡하다.

4학년들이 1학기부터 학교를 다시 다닌다면 내년 본과 4학년 수가 두배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학년의 의대생이 모두 유급한 상태에서 의대 신입생을 받으면 예과 1학년 수가 두 배가 된다. 한정된 공간과 교수진으로는 교육과 실습 등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내 한 의대 교수는 "이제는 정부에서 특단의 구제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이 동맹 휴학할 경우 예과 1학년이 2배가 되면서 의대 교육 자체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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