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로체스터시, '프루스 사건' 시위 3일차
뉴욕주 로체스터서 2000명 모여 항의 시위
시내로 들어서며 시위 격화, 경찰과 대치
뉴욕 검찰총장, 사건 조사 위해 대배심 소집
뉴욕(州)주 로체스터시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대니얼 프루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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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州)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점차 격화되고 있다. 지난 3월 경찰 체포 과정에서 숨진 아프리카계 미국인 대니얼 프루드의 ‘복면 질식사’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파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CNN 등 현지매체는 5일(현지시간) ‘복면 질식사’ 사건이 발생한 뉴욕주 로체스터시에서 항의 시위가 전날 밤까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4일 로체스터시에는 약 2000명의 시위대가 모여 평화롭게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마틴루터킹 추모 광장에 모여 연설과 음악을 듣고, 합창했다. 하지만 광장을 떠나 로체스터 시내로 향하면서 시위가 격화됐다. 로체스터 시내의 한 버스정류장에선 방화가 일어났다.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시내의 식당으로 들어가 손님을 내쫓고 탁자와 유리창을 부수기도 했다. 도로를 지나가는 차의 통행을 방해하고, 차에 올라타 난동을 부리는 모습이 영상으로 찍히기도 했다.
특히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긴장이 고조되면서 더 격화된 양상이 나타났다. 시위대는 현장의 경찰관에게 폭죽 등을 던졌고, 3명의 경찰관이 이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경찰은 해산 명령에 따르지 않는 시위대에게 최루탄을 발사했다. 로체스터시 경찰은 로체스터시에서만 폭동과 불법 시위 등의 혐의로 1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뉴욕시 맨해튼에서도 이날 ‘복면 질식사’ 사건에 항의하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왔다. 일부 시위대는 시위 도중 스타벅스와 은행, 약국 등 상점의 유리창을 깨고 스프레이로 낙서를 했다. 경찰은 8명을 폭동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맨해튼에서만 10만 달러(약 1억 190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앞서 3월 23일 뉴욕 로체스터시에서 흑인 남성인 대니얼 프루드(41)가 경찰의 체포과정이 빌미가 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이 뒤늦게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경찰은 프루드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 수갑을 채운 뒤 두건을 씌웠다. 이후 경찰은 그의 얼굴을 손으로 눌렀고, 이 과정에서 프루드가 의식을 잃었다. 프루드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일주일 뒤 사망했다.
경찰은 프루드가 계속 침을 뱉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우려돼 두건을 씌웠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찰에 프루드를 신고한 사람은 프루드의 친형으로, 친형은 정신 상태가 좋지 않은 프루드가 이상행동을 하고 집을 나가 걱정돼 경찰에 신고했다고 주장한다.
‘복면 질식사’ 사건이 뒤늦게 불거지자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5일 사건 조사를 위해 대배심을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제임스 총장은 성명을 내고 “프루드의 유족과 로체스터 사회는 이번 사건으로 엄청난 고통과 괴로움을 겪었다”며 “대배심을 통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뉴욕 주민들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러블리 워렌 로체스터 시장도 3일 프루드 사건과 연루된 경찰관 7명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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