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리기 전에 굶어 죽겠다", "3단계로 격상하고 정부가 손실 보전해야"
새로 추가된 프랜차이즈형 제과제빵·아이스크림점서는 "갑자기 우리는 왜"
수도권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폭발적 증가세를 꺾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라는 방역당국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영업 제한 및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더는 버티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수도권 제과제빵-아이스크림-빙수점도 매장 취식금지 |
4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유명 소고기 전문점에서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 연장 발표가 나오자 이달 둘째 주 운영 방식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실시 이후 이곳 먹자골목의 밤거리를 가득 메웠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저녁 장사가 거의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당 관계자는 "당초 정부 발표에 따라 딱 1주일만 버티면 되는 줄 알고 있었는데, 또 1주일을 연장한다고 하니 참담한 심정"이라며 "저녁 거리에 시민은 없고 단속 공무원만 돌아다니고 있어 다음 주에는 아예 점심 장사만 하고, 직원을 절반만 출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 연수구에서 닭요리전문점을 운영하는 40대 업주는 "강화된 방역 조처로 인해 정말 손님 받기가 힘들다. 단체석까지 완비했는데 배달 매출이 홀 매출을 넘어서는 현상이 나오고 있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자영업자는 언제든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수도권 제과제빵-아이스크림-빙수점도 매장 취식금지 |
파주시에서 소규모 제과점을 운영하는 김모(62) 씨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이런 조처가 내려진 것은 이해하지만, 소규모 상인들은 굶어 죽을판"이라며 "하루 매출이 10만원도 안 돼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인천 남동구의 호프집 업주는 "이러나저러나 손해를 보는 건 마찬가지라 6일까지 문을 닫기로 했는데 휴업 기간을 늘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빚만 점점 쌓여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영업 중단이 이어지고 있는 실내 체육시설 업주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
이번에 새롭게 매장 내 영업이 금지된 프랜차이즈형 제과제빵점, 아이스크림·빙수점 등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며 반발했다.
수원에서 베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업주는 "아이스크림은 식사 후 디저트로 먹는 사람이 많아 전체 손님 중 매장 손님이 30%가량을 차지하는데 매출이 크게 줄까 걱정"이라며 "갑자기 영업제한 대상에 아이스크림점은 왜 끼었는지 모르겠다. 본사에 관련 내용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수원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차라리 3단계로 격상해 확산세를 확실히 잡고, 대신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에게 정부가 긴급 지원을 통해 피해액을 보상해주는 게 더 실효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주에 제과점 매장 6개를 둔 류재은베이커리의 류재은 대표(55)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지금보다는 형평성이 있는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좋겠다"며 "머무는 시간을 제한하거나 테이블을 크게 줄이는 방식으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중대본은 한때 400명대까지 치솟았던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대 후반까지 떨어졌으나, 당분간 강화된 조처로 재확산 기세를 잡겠다며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13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그래픽]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현황 |
(우영식 김상연 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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