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성비위 사건 처리절차 미흡" 인권위, 외교부에 적절 대응·보완 권고

외교부 "권고 접수, 면밀 검토해 필요한 조치 취하겠다"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주뉴질랜드 대사관 근무 당시 현지인 남성 직원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외교관 A씨의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에 개선 권고 결정문을 보냈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인권위는 전날 진정인인 피해자와 피진정인 외교관 A씨를 포함해 외교부에 관련 결정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2일 인권위로부터 권고를 접수했으며 관련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 결정문에는 사건처리 절차의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일부 미흡한 점이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흡한 점에 대해서는 적절한 대응조치와 함께 관련 메뉴얼을 수정 또는 보완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외교관 A씨에게는 피해자 구제조치와 보상 등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외교관 A씨는 외교부의 귀임발령을 받고 지난달 귀국했다. 외교부는 추가 조사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외교관 A씨는 2017년 말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할 당시 뉴질랜드 국적 남자 직원에서 세 차례에 걸쳐 특정 신체 부위를 접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외교관은 2018년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외교부 자체 감사를 통해 감봉 1개월 조치를 받았다. 이후 다른 아시아 국가 총영사로 발령을 받아 일을 하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외교관 A씨가 지난 2017년 12월 주뉴질랜드 대사관 근무 당시 현지 남성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직접 조사를 요구해왔다. 외교관 A씨는 임기가 만료돼 2018년 2월 뉴질랜드를 떠났고 2019년 자체 감사에서 문제가 드러나 2019년 2월 1개월 감봉 조치를 받았다.

뉴질랜드 국적 피해자는 2019년 10월 뉴질랜드 경찰에 신고, 뉴질랜드 경찰은 한국 정부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현재 주뉴질랜드 대사관 직원에 대한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뉴질랜드측은 현지 언론과 정상 통화를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외교부는 뉴질랜드측이 공식적으로 형사사법공조조약과 범죄인인도조약 등 공식적인 사법절차에 따라 수사 협조를 요청하면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뉴질랜드측은 아직까지 공식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내신기자단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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