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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육사 출신 국방장관 내정…'군심' 결집·국방개혁 고려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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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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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8일 서욱(57·육사 41기) 육군참모총장을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정한 것은 일단 '군심' 결집을 노린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해군과 공군 출신 국방부 장관이 잇달아 배출되면서 상대적으로 다수인 육군의 소외감이 컸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번 발표 직전까지 비육사 출신 인사가 유력하다는 소문이 나오자 군내에서는 그 배경을 놓고 많은 말들이 오갔습니다.

서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되는 문재인 정부의 첫 육사 출신 국방부 장관으로 기록됩니다.

광주 출신인 서 후보자는 군내 대표적인 전략·작전통으로 꼽힙니다.

앞서 송영무(해사 27기) 전 장관은 충남 논산, 정경두(공사 30기) 현 장관은 경남 진주 출신입니다.

이런 이유로 현 정부 세 번째 국방장관 인선에서는 출신과 지역을 안배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자 군 당국도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그간 이뤄진 파격적 군 인사 관행이 이어지면 오히려 군심을 분산할 수 있는 역작용을 우려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해군과 공군 출신이 잇달아 국방부 장관에 임명됐고, 박한기 합참의장도 학군 21기 출신입니다.

모두 기존의 육군 기득권을 허무는 파격 인사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군 인사 관행만 보면 육사 출신 대장이 국방부 장관직을 독점하다시피 해온 틀을 현 정부 들어 점점 허물어뜨리는 양상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육군, 나아가 육사 출신들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또 국방개혁을 안정적으로 추진해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군 관계자들은 평가합니다.

군내 다수 세력이고, 국방개혁에 따른 병력 감축과 군 구조개편 등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육군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상비병력은 올해 말 55만5천 명에서 2022년 50만 명으로 줄어듭니다.

군단은 2022년까지 8개에서 6개로, 사단은 2025년까지 38개에서 33개로 줄어들기 때문에, 국방개혁의 여파가 가장 큰 곳이 육군입니다.

군 관계자는 "3사관학교 출신인 이순진 전 합참의장이 막판까지 유력하게 거명됐었는데 결과는 육사 출신 인사로 귀결됐다"면서 "군심 결집과 국방개혁 추동력 고려 등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군 일각에서는 서 후보자 발탁을 계기로 다음번에는 문민 국방부 장관 또는 육·해·공군 출신뿐 아니라 육사-비육사 인사가 국방부 장관 및 합참의장을 순환해 맡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주장합니다.

특정 영역의 작전·전략·전술이 뼛속까지 스며든 특정군 출신 인사가 국방부 장관 및 합참의장직을 독식하는 것은 복합적 양상으로 변화하는 미래전에 대응하도록 군 조직을 유연하게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에서입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현대·미래전이 지상전보다는 해상·공중·우주·사이버 등 다중 영역에서 복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하고, 실제 한반도 주변국들은 이런 양상에 적극 대비하고 있습니다.

서 후보자가 취임하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국방개혁2.0,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한 군사외교, 용산기지 및 한미연합사 이전 등 굵직한 현안을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도 떠안게 됐습니다.

전작권 전환 문제는 한미가 검증 기준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연합훈련 때 미래연합군사령부 완전운영능력(FOC)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환 작업이 지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군 관계자는 "서 후보자가 연합사와 합참 작전 주요 부서에 근무해 전작권 업무와 한미 군사 현안에 밝다"면서 "전작권 전환과 국방개혁을 잘 마무리해 달라는 소임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내달 초 합참의장과 육군참모총장 등 후속 장성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합참의장에는 남영신(학군 23기) 지상작전사령관 등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고, 후임 육군총장에는 육사 42기 출신 등의 승진 발탁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군 관계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내달 초에는 합참의장 인사 등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권태훈 기자(rhors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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