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예지 미래통합당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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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이 3차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2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삭감하면서도 집행률이 2% 이하인 남북교류사업 예산은 그대로 살려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예지 미래통합당 의원이 문체부와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3차 추경안' 자료와 '남북교류협력사업현황' 자료에 따르면, 두 기관은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각각 1883억원과 333억원의 예산을 삭감했다. 지역 콘텐츠산업 균형발전 지원(163억5000만원), 방과 후 스포츠프로그램 운영지원(75억원) 등 외에 국립중앙박물관 운영(22억2300만원), 국립도서관 운영(5억2900만원) 등 경상비 성격의 예산도 삭감됐다.
반면 남북교류협력 예산은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이를 위해 준비했던 체육교류 예산만 감액(25억1300만원→9억8300만원)됐을 뿐 나머지는 고스란히 살아남았다. 문체부에서는 남북 종교지도자 교류(2000만원), 남북문화예술교류 지원(3억원), 남북영화교류 지원(8500만원), 한반도평화관광기반구축(1억1000만원), 남북장애인스포츠 교류(4억5700만원) 등이 예산 구조조정의 칼바람에서도 버티기에 성공했다. 문화재청 역시 개성 만월대, 태봉국 철원 성 등 유적조사 명목의 남북공동 문화유산 조사연구 및 보존 예산 20억1900만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문체부 남북 교류협력사업 예산(19억5500만원)의 실집행율은 2%(4000만원)에 그친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집행이 어려웠던 탓으로 추정된다. 집행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한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민족문화예술 교류활동 및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며 편성한 남북문화예술교류 지원 사업 3억원에선 10.7%(3200만원)가 집행됐을 뿐, 나머지 사업은 모두 한 자릿수 집행률을 기록했다. 남북영화교류 지원은 8500만원 중 400만원(4.7%) 집행됐고, 한반도평화관광기반구축 사업은 1억1000만원 중 200만원(1.8%) 썼다.
문화재청 남북공동 문화유산 조사연구 및 보존 예산에 편성된 20억1900만원 중 실집행된 금액도 3400만원(1.7%)에 불과했다.
김예지 통합당 의원은 “장애인 국가대표와 신인선수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예산은 코로나 확산 등을 이유로 13억원이 삭감됐는데 남북장애인스포츠 교류 예산은 실집행율이 0%인데도 감액 없이 반영됐다. 대한민국 국민이 우선인지 북한이 우선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남북연락 사무소 폭파 등에도 민주당은 예산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북한 바라기 예산만 지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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