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례적으로 2주간 연속으로 병원을 찾은 아베 총리는 28일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자리에서 자신의 건강상태를 직접 설명할 예정이라고 일본언론들이 27일 일제히 보도했다.
현재까지 아베 총리 주변에서는 업무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일본 정가와 언론에서는 총재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주간문춘(슈칸분?)은 아베 총리의 지병인 궤장성 대장염이 재발, 악화되고 있으며 후임으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유력하다고 27일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의 경우 여론 지지도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는데다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아베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와 모두 꺼려한다는 점이 작용했다. 일본에서는 여당 총재가 총리가 된다. 여당 총재선의 경우 당내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그만큼 아베 총리나 아소 다로 부총리 등이 선출 과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들이 적지 않다. 주간문춘은 그러나 아소 부총리와 껄끄러운 관계 등으로 인해 스가 관방장관이 총재가 되더라도 내년 9월말까지의 '코로나 대응정권'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잡지는 또 아베 총리의 건강상태와 관련해 지금까지 복용해온 약들이 별 효과 없어 다양한 약물을 시도했으나 큰 소득이 없었다고 전했다. 주간문춘은 지난주에도 아베 총리가 게이오대학병원에서 과립공흡착제거요법(GCAP) 시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혈액을 뽑아낸 뒤 궤장성 대장염의 원인이 되는 성분을 빼내고 체내로 다시 집어넣는 방식으로 이 마저 듣지 않을 경우엔 결국 대장 적출술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트아베를 노리는 기시다 정조회장은 오는 9월 15일 첫 저서인 '기시다비전, 분단에서 협력으로'를 펴낼 예정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기시다 회장이 책을 통해 포스트아베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한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아베 총리가 후임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국민적 지지도가 약하다는 것이 약점이다. 이를 만회하려는 듯 최근엔 TV를 통해 직접 장을 보고 저녁을 만들어 자녀와 함께 식사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비롯해 자민당내 다른 파벌과의 연계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을 지속해온 이시바 전 간사장은 당내 기반이 약한 것이 약점이다. 고노 다로 방위상은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고노 방위상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일왕 모계 승계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일본 왕실은 남자의 승계 만을 인정하고 있다. 평소에도 돌출 발언과 행동이 많다는 비판을 받아온 고노 방위상이 업무와 무관한 왕위 승계를 언급한 것은 여론의 주목을 끌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언론에서 포스트아베 유력후보로 주목받는 스가 관방장관은 겉으로는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면서도 언론 노출을 늘리고 있다. 7월 이후엔 언론의 출연요청을 모두 수용하고 있으며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방송 출연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정도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스가 장관과 관련해 '유력한 (포스트 아베) 후보 중 1명'이라고 밝힌바 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