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 급증'에 성장률 1.1%포인트 하향 조정
기준금리 연내 동결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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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지난 5월 -0.2%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후 3개월 만에 전망치를 1.1%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성장률도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달 초에만 해도 기대감이 살아있던 '올해 플러스 성장', 'V자 반등'은 결국 불가능한 일이 됐다.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한국경제 역성장이 현실화한 것이다.
한은이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낸 1953년 이후 한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2차 석유파동이 벌어졌던 1980년(-1.6%)과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5.1%) 두 번 뿐이다. 한은이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 것도 2009년 7월(-1.6%) 이후 11년 만이다. 실제로 2009년 성장률은 0.8%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진 않았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은 2.8%로 전망했고,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0.4%, 0.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연 0.50%로 동결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가운데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미 금리가 최저 수준인 만큼 금리를 더 내릴 수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가 제로(0) 수준으로 한국의 기준금리 실효하한(금리를 내릴 수 있는 하한선)은 0.25% 수준으로 파악되지만, 코로나19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 불확실한 요소들이 남아 있어 추가 금리인하는 최후의 카드로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 초기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대폭 내렸다. 이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성장률을 대폭 하향 수정한 것과 관련 '국내 코로나 재확산' 변수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전세계 코로나 19가 지속됨에 따라 연내 기준금리 동결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장 국내에서 코로나 확산 정도가 심해지니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시작점인 10월 전에는 국내 코로나 19 확산세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코로나 확산이 올해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2%보다 내려가는 것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선 하나은행 금융투자연구원은 "국내에서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어난 것이 성장률을 낮춘 가장 큰 요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4분기 강한 성장 반등을 이루더라도 1%대 성장률 기록은 쉽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동결과 관련해선 "코로나 19는 실물경제에 영향을 크게 줬기 때문에 통화정책보다는 정부의 재정효과가 더욱 직접적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연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오는 10월14일, 11월26일 두 번 남았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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