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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지침 어기고 골프모임 간 EU 통상 집행위원, 결국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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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과의 무역협상 이끈 EU의 무역수장…"국민들 상처와 분노 이해, 사과한다"

아시아경제

필 호건 EU 통상담당 집행위원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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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지침을 위반하고 골프 모임에 참석한 필 호건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결국 사임했다. 5년 임기 중 불과 9개월 만에 통상 책임자가 낙마하면서 미국, 중국 등과 진행 중이던 무역협상 논의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호건 위원은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공직자들이 그들에게 요구되는 규범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이 느꼈을 상처와 분노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내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 아일랜드 국민에게 거듭 진심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호건 위원이 갑작스럽게 사직서를 제출한 건 지난 19일 모국인 아일랜드에서 열린 의회 주최 골프 만찬 모임에 참석한 게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행사 전날 6인 초과 실내 모임을 금지하는 등 추가 방역 지침을 내렸지만 그를 포함한 고위 공직자들이 이 모임에 참석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경찰 수사까지 진행되고 있다. 호건 위원은 이외에 지난달 31일 아일랜드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14일 자가격리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일 폰데어라이엔의 집행위가 공식 출범하면서 통상 담당을 맡게 된 호건 위원은 EU의 무역협상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갈등을 해결하고 중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권을 확대하는 등 주요 2개국(G2)과의 협상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 21일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미국산 랍스터를 비롯한 소수 품목에 대한 수입 관세를 삭감하는 부분 합의를 끌어내기도 했다. 또 EU를 탈퇴한 영국과의 전환기간이 올해 말 종료돼 양측간 무역협상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외신들은 미국, 중국, 영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중요하고 민감한 시기에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호건 위원은 또 지위가 흔들리는 세계무역기구(WTO)를 회복시키는데 주력해왔다. 지난 6월에는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출마할 생각도 내비쳤으나 "미국, 중국, 영국과의 관계에 있어 중요한 시기"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공석이 된 EU 통상담당 집행위원 후임 인사는 아일랜드 정부가 추천할 것으로 보이며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이미 EU에서 일하는 아일랜드 출신 인물에게 맡길 가능성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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