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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이슈 대세는 국내여행

무더위와 코로나 피해 걷기 좋은 바닷길-지금 딱 걷기 좋은 해안누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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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밀접·밀집’. 이른 바 ‘3밀(密)’을 피하며 여름 휴가를 보내기란 쉽지 않다. 어디 덜 부대끼며 호젓한 나만의 여행을 보낼 곳은 없을까? 물론 있다. 위험천만한 ‘3밀’을 피하면서도 즐거움과 힐링까지 누릴 수 있는 여행. 그 가운데 걷기 여행이 있다. 경관이 뛰어나고 걷기도 좋은 해안누리길을 천천히 혼자 걸어보자. 느리게 걸어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청산도 슬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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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는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섬이다. 파란 바다와 청보리의 초록 물결, 샛노란 유채꽃의 명징한 대비 혹은 조화로 기억되는 청산도의 이미지처럼 가는 곳마다 절경 그 자체다. 그곳에 형형색색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길이 있다. 바로 슬로길이다. 청산도 슬로길은 원래 청산도 주민들이 마을에서 마을로 이동할 때 걷던 길이다. 이 길을 걷다 보면 그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발걸음이 저절로 느려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 2010년 11개 코스 17개길, 전체 42.195km에 이르는 길이 슬로길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열렸다. 이 길은 이름처럼 천천히 걸으며 아름다운 길의 풍경과 길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그 길에 사는 사람들까지 모두 느껴볼 수 있도록 코스를 조성했다. 그 가운데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슬로길도 있는데 도청항에서 항도에 이르는 총 20.5㎞ 구간이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영화 ‘서편제’ 촬영지로 유명한 쪽빛 바다에 둘러싸인 보리밭과 유채밭의 아름다움을 목격할 수 있고, 가파른 산비탈을 깎아 구들장돌 쌓아 만든 구들장논, 선돌과 함께 거석문화를 대표하는 유적인 읍리지석묘 그리고 황톳길과 상서리 돌담마을 등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 거리를 만날 수 있다. 청산도 슬로걷기축제가 열리는 4~5월에는 유채꽃이 만발해 절경의 끝을 연출한다.

위치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 당락리

▶영덕 명사이십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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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불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 전국에서 최고로 꼽히는 유명 해수욕장이다. 그곳의 오른쪽 둔덕 자그마한 용머리공원 정자에 오르면 반달처럼 생긴 명사이십리길이 펼쳐진다. 곱디 고운 모래 덕에 명사이십리란 이름을 얻었지만 모래뿐 이리라 바다, 솔숲과 육지가 조화롭게 어울려 있는 해안으로 하얀 파도와 모래사장에 이는 물결, 바람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명사이십리길은 영덕의 고래불해수욕장에서 시작해 영리해수욕장과 덕천해수욕장, 송천교를 거쳐 대진해수욕장에 이르는 약 8km의 해안길이다. 길은 모랫길과 솔숲길, 적당한 크기의 풀밭길이 이어지며, 처음부터 끝까지 바다를 옆에 두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호젓한 도보여행길이다. 특히 영리해수욕장과 덕천해수욕장 사이 구간에서는 각종 새들이 떼를 지어 비행하는, 군무의 장관을 볼 수 있고, 덕천해수욕장과 대진해수욕장 사이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송천의 풍경도 볼거리다. 송천은 서읍령, 독경산 등에서 발원하여 심산계곡을 지나 약 40여 km를 흐르다 대진해수욕장에 이르는 하천으로 호수처럼 잔잔한 물결이 고운 모래와 어우러져 유난히 아름답다.

위치 경북 영덕군 병곡면 병곡리~영해면 대진리

▶화성 제부모세 3색체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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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두 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바닷길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화성 제부도에도 있다. 이 길 덕분에 제부도는 서해의 명소로 거듭난 지 오래다. 제부모세 3색 체험 해안길은 제부도선착장부터 제부도 입구 안내센터까지 해안길을 따라 걷는 약 5.6km의 코스.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제부도 걷기 여행의 들머리는 제부도 선착장. 그곳에서 해안 산책로를 거쳐 제부리해수욕장까지 가는 길은 걷기 편하고 해안길답게 줄곧 펼쳐지는 풍광도 빼어나다. 제부리해수욕장을 지나 모래 언덕길을 따라가면 뾰족한 바위 봉우리 3개가 눈길을 끈다. 제부도 걷기 여행의 백미인 ‘매바위’다. 매의 부리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 붙여진 매바위는 큰 바위가 신랑, 작은 바위가 각시, 그 앞의 바위가 하인이다. 신랑바위 옆에 비스듬히 난 굴을 ‘연인굴’이라 부르는데 이곳은 제부모세 3색 체험 해안길에서 가장 핫한 포토존이다. 섬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게 무리라면 제부도 선착장에서 해안산책로, 제부리해수욕장을 거쳐 매바위까지 가는 약 3km의 코스만 걸어도 좋다. 제부도는 먹거리가 풍부해하여 바지락칼국수를 비롯하여, 가을에는 대하구이, 겨울에는 조개와 굴구이를 맛볼 수 있다. 알다시피 제부도 진입 도로는 하루 2번 물에 잠기니 통행 가능한 시간을 사전에 알아두어야 한다. 조석 시간표는 국립해양조사원, 화성시 홈페이지, 제부도 종합정보센터 등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위치 경기도 화성시 제부도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완도군, 두루누비, 해양수산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44호 (20.09.0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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