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전두환씨(89)가 지난 4월 광주지법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은 뒤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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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전두환씨(89) 일가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압류가 부당하다며 낸 이의신청에 대한 심문이 26일 마무리돼 재판부의 결정만 남았다. 전씨 측과 검찰은 이 부동산이 전씨에게 추징할 수 있는 ‘차명재산’인지를 놓고 다투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이날 전씨 일가가 신청한 추징금 집행 이의신청 사건에 대한 심문을 종결했다. 재판부는 결정을 전씨 측과 검찰에 개별적으로 통보한다. 전씨 일가가 소유했던 서울 중구 이태원 빌라와 경기 오산시 토지 공매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관련 행정소송을 심리하는 점을 감안해 향후 심문하기로 했다.
전씨는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반란수괴·반란모의·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았다. 전씨는 추징금 약 991억원을 미납한 상태다. 검찰이 2013년 전씨의 연희동 자택을 압류해 2018년 공매에 넘기자 전씨 측은 부당하다며 법원에 집행 이의신청을 냈다. 검찰이 압류한 연희동 자택 본채는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 별채는 셋째 며느리 이윤혜씨, 정원은 전씨의 옛 비서관 이택수씨 명의로 돼 있다.
전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 부동산은 법률적으로 차명재산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정의 실현도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법이 개인에게 불공평하게 집행되면 사법 질서가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전씨의 장남 전재국씨가 이 부동산이 차명재산인 것을 일가 모두가 인정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했다”며 “여러 자료를 보면 전씨에게 유입된 뇌물로 마련한 부동산으로서 불법 재산에 해당해 압류는 적법하다”고 반박했다.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89) 일가가 소유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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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박광현)는 지난 21일 전씨 장녀 전효선씨 명의의 경기 안양시 토지에 대한 공매를 통해 10억1051만원을 환수했다고 밝혔다. 전씨에게 남은 추징금은 약 991억8511만원이다.
검찰은 전씨의 미납 추징금에 대해 특별환수팀을 구성해 재산을 환수해왔다. 형법상 추징의 시효는 5년이지만 2013년 7월 전씨의 시효 도과를 앞두고 공무원범죄몰수법이 개정됐다. 공무원범죄몰수법 개정으로 추징 시효가 10년으로 정해졌다. 형법 제80조(시효의 중단)는 “벌금, 과료, 몰수와 추징에 있어서는 강제처분을 개시함으로 인하여 중단된다”고 규정한다. 공무원범죄몰수법에 따라 추징이 집행되면 시효가 그때부터 10년까지로 갱신된다.
공무원범죄몰수법 제9조의2(불법재산 등에 대한 추징)는 “추징은 범인 외의 자가 그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불법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에 대하여 그 범인 외의 자를 상대로 집행할 수 있다”, 제9조의4(몰수·추징의 시효)는 “특정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추징의 시효는 형법 제78조에도 불구하고 10년으로 한다”라고 규정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 이 법에 대해 합헌 결정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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