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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평택서 또 경비원 ‘갑질 사건’ 일어나…“목 조르고 머리카락 쥐어뜯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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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입주민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경비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을 향해 폭행을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영상 캡처


고(故) 최희석 경비원 사망으로 갑질 사건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된 가운데 평택의 한 아파트에서 또 다시 경비원 폭행 사건이 일어나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9일 보배드림에는 “계속되는 경비원 갑질폭행을 막아주세요”라는 게시물이 게재됐다.

평택의 한 아파트에 거주중인 입주민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작성자는 한 영상과 함께 글을 올렸다. 작성자는 해당 글에서 “항상 웃는 얼굴로 입주민들을 맞이해 주시던 경비원 아저씨가 보이지 않고 경비실이 텅 비어있어 이를 이상하게 생각해 알아보니 최근 경비원 아저씨가 그만두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갑작스런 퇴사의 이유는 입주민의 갑질 폭행이었다”며 “그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이유로 아무런 이유 없이 경비실을 들락거리며 폭언을 일삼았으며 이에 그만둘 것을 말하자 목을 조르고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고 밝혔다.

또한 “견디다 못한 아저씨는 경찰서에 신고를 접수했으나 무례한 행동과 폭언은 오히려 빈번해지고 심해졌으며 경비원 아저씨의 행동 하나하나에 꼬투리를 잡고 되레 고소를 하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했다”며 “결국, 견디다 못한 아저씨는 사직서를 내고 아파트를 떠나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15일은 고(故) 최희석 경비원 사망의 100일이었다. 처음에는 사소한 시비로 시작돼 지속적인 입주민의 폭행과 협박으로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 경비원 분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으나 여전히 경비원 분들은 폭언과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경비원 일로 생계를 이어가시던 분이라 일자리를 잃은 현재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계시다”고 호소했다.

작성자는 끝으로 “더 이상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해자가 엄중한 법의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5월 10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고(故) 최희석씨가 입주민 심모씨에게 지속된 폭언과 폭행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갑질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에서 계류중이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아파트 경비원을 보호하기 위해 콜센터 근로자와 같은 고객응대근로자 보호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42명이 참여했다.

개정안에는 경비 노동자와 고객응대근로자를 동일시 하고 같은 보호 조치를 적용토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고객응대근로자는 고객의 폭언, 폭행 등으로 인한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현저한 우려가 있는 경우 사업주에게 업무 중단 또는 전환, 치료 및 상담 지원 등을 요청할 수 있고, 사업주는 이에 대한 조치를 해야 한다.

같은 당 오영환 의원도 아파트 경비원 등을 보호하는 ‘감정노동자 보호법’ 제정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2016년, 2015년에 각각 같은 당 김부겸 의원과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비슷한 법안을 발의했으나 결국 폐기돼 이번에는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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