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濠 관계, 코로나19·홍콩보안법 등 악화 여파"
[시드니=AP/뉴시스]25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한 슈퍼마켓에 호주산 우유 제품이 진열돼 있다. 호주 정부는 중국 멍뉴유업이 일본 기린 홀딩스 자회사인 호주의 라이언 데리 & 드링크스를 456억 엔(약 5천100억원)에 인수키로 했던 협의를 기각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기각이 호주와 중국 간의 관계 악화와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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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사회가 중국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일본 기린 홀딩스(HD)는 25일 호주 자회사 라이언 음료를 중국 멍뉴(蒙牛) 유업에 매각하기로 한 계약을 파기했다.
닛케이 신문 등에 따르면 기린 HD는 이날 호주 정부가 라이언 음료를 중국 2위 유제품 업체 멍뉴유업에 넘기는 계획을 기각하면서 관련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기린 HD는 작년 11월 호주에서 유제품과 음료를 생산 공급하는 라이언 음료의 지분을 멍뉴유업에 6억 호주달러(약 5105억원)로 이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2월 호주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약을 승인하고 외국투자심사위원회(FIRB)도 인가를 권고했다.
하지만 중국과 호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 진상에 관한 국제조사와 홍콩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중국이 호주에 통상보복을 가하자 기류가 변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정부는 이달 들어 멍뉴유업의 라이언 음료 지분 100%를 올해 상반기까지 매수 완료하는 투자안을 불허하기로 했다고 결정했다.
조시 프라이던버그 재무장관은 25일 성명을 내고 멍뉴유업에 라이언 음료 인수가 호주 국익에 반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기린 HD는 멍뉴유업과 협의 끝에 앞으로도 호주 정부의 허가를 얻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계약을 취소하기로 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 6월 50년 만에 외국투자법을 대폭 개정했다. 이로 인해 FIRB의 승인을 받은 투자 안건도 재무부가 다른 결정을 내리거나 조건을 변경하고 매각을 중단할 수 있는 최종적인 권한을 부여받았다.
또한 안전보장상 리스크가 있는 사업의 인수를 막을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됐다.
지난 18일 중국 상무부는 중국주업협회가 지난달 6일 제기한 요청을 받아 호주산 포도주가 부당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되는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중국주업협회의 신청을 심사한 결과 유관규정에 부합해 반덤핑조사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미국 주장에 적극 동의하면서 대중 강경책을 견지하는 호주에 압력을 가하고자 쇠고기 수입을 중단 제한하고 호주산 보리에 추가관세를 부과하는가 하면 중국 학생에 유학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코로나19에 관한 중립적인 조사를 제안한데 대한 보복으로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는 중국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가 열린 무역국이지만 어떻게든 강제로 자신의 가치관을 팔아버리는 일은 하지 않는다"며 그간 중국의 일련 조치에 강력히 반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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