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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내 공용 공간서 전기차 충전 ‘눈살’…추가 전기료는 고스란히 입주민에 전가 [찌릿찌릿(知it智it) 전기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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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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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스에서 전기차 비상용 충전기를 이용해 아파트 내 공용전기를 도둑질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기차의 충전기는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용충전기, 차주가 휴대하며 전기차 전용 콘센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동형 충전기, 그리고 유사시 220V 전원에 연결해 사용하는 비상용 충전기가 있다. 이 세 가지 중 비상용 충전기를 이용하면 전기가 들어오는 곳 어디에서든지 충전이 가능하다. 글자 그대로 비상시를 대비한 충전기인데 이를 악용하여 아파트 내의 공용전기를 사용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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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을 조금 했다고 무슨 큰일이 있겠냐고 할 수 있지만, 이는 회사나 공용 공간에서 개인용 전기기기를 충전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우선은 전기차의 충전량이 상당하다. 3㎾ 정도의 충전기는 1000W를 소비하는 청소기 세 대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과 같다. 또한 비상용 충전기를 10시간 정도 사용하면 한 달에 300kW를 사용하는 가구의 사흘치 사용량과 같아진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공동주택이라 불리는 아파트는 대부분 자체적인 수변전 설비를 이용하여 한국전력에서 2만2900V 전압의 전기를 공급받는다. 주택용 전기요금을 적용받지만 대부분 단일계약을 해 아파트 내 공동설비 사용량을 포함한 전체 사용 전력량을 주택 수로 나누어서 기본요금 및 전력량 요금을 계산한다.

즉 전기요금 산정 시에는 아파트 내부에서의 모든 전기 사용량을 통틀어 계산한다. 아파트 내의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면 기본요금 및 전력량 요금 단가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전력 사용량의 증가는 고스란히 모든 입주민에게 돌아간다. 더욱 문제가 되는 건 안전이다. 동일한 콘센트에 여러 대의 전기차를 충전하게 되면 과부하로 인한 정전사고 내지는 전기화재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19년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정부는 콘센트형 충전 서비스를 전기차 충전사업 범위에 포함하도록 임시허가를 내주었다.

계량 및 차단 기능이 내장된 전기차 전용 콘센트가 보급된다면 이동형 충전기뿐만 아니라 비상용 충전기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전기차 충전과 동일한 충전 절차가 진행된다. 전기차 충전 시 충전 콘센트의 무선주파수인식(RFID) 태그를 이용해 사용자 인증을 한 뒤 충전을 시작하게 된다. 사용한 전력량은 충전기의 자체 계량값을 한국전력에 제공하고 추후 아파트의 전체 전기 사용량에서 덜어내게 된다. 그 결과 해당 전기는 값싼 전기차 충전 요금으로 정산되며 아파트 전체 요금 산정 시 포함되지 않는다. 전기차 사용자 인증이 없는 충전의 경우에는 전용 콘센트 내에 제어 회로를 장착하여 3kW 단위의 전기 사용은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도 방법이다.

2025년까지 113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는 다수의 충전시설 확보가 필수적이다.

국내 주거 형태의 대부분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인 점과 장소를 차지하는 고정형 충전시설의 보급은 한계가 있다는 점으로 인해 이동형 충전기의 보급과 더불어 충전 전용 콘센트의 설치는 시대적인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KS(국가표준) 제정 및 연구·개발이 진행될 것이라고 하니 아파트 주차장 내 일반 콘센트에서 충전하고 있는 전기차 사용자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지 않아도 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김영선 | 한국전기연구원 전력ICT연구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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