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4차 추경 검토 지시…이낙연 "지원금 지급 협의해주길", 박주민·이재명 "환영"
김종인 "코로나 사태 생각해 추경 빨리 편성해야"…기재부는 난색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민주당 회의실에 코로나19 감염 차단용 칸막이가 설치돼 있다. 2020.8.2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이우연 기자,유새슬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심화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보류했던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확진자 급증으로 경제·사회 활동이 위축된 만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 목적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민주당은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4차 추경을 통해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안까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내달로 다가온 추석 명절 전후로 지급해야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2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2차 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지급과 관련해 "아직 정부와 협의된 건 아니다"면서도 "코로나 상황이 악화된다고 봤을 때 여러 경제 피해나 취약계층에 문제가 발생할 거다. 상황이 계속 악화하면 (전국민 재난지원금)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내년도 본예산 제출이 임박한 것을 고려해 본예산 편성 이후 4차 추경안을 따로 편성하는 방안을 놓고 정부와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추경 편성 논의 과정에서 자연스레 기본소득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4차 추경 편성과 관련해 "정부와 재정당국과 협의를 위한 기초적 검토에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며 추경 편성 논의를 공식화했다.
앞서 당정은 수해 복구를 위한 4차 추경 편성을 논의한 바 있지만 예비비 등 기존 예산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판단, 편성을 유보한 바 있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민주당은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편성 논의에 다시 불을 붙였다.
허 대변인은 당정 협의 시기와 관련해 "매주 고위 당정청이 있는 만큼 당연히 (이번주 주말) 고위 당정청에서 협의가 시작될 것"이라며 "코로나가 훨씬 더 심각하게 가게 된다면 그때 가서 검토를 시작하면 늦어지니 여러 시나리오를 미리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도부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본예산은 내년도 것이고, 수해는 우리가 이미 확보한 예산으로 (복구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경제가 다 얼어붙는다"며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의 파고가 상당히 클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2차 재난지원금과 코로나19에 대비한 예비비 확보를 주된 목적으로 4차 추경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추경 편성 시기와 관련해서는 "(예산을 편성하려면) 수요 조사를 해야 하니까 아무리 빨라도 2주 이상이 걸린다"며 "(정부가) 본예산과 함께 제출하는 것은 힘들다. (본예산) 편성 이후로 4차 추경 편성 일정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4차 추경 편성을) 깊게 고민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인 염태영 수원시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염 시장은 사랑제일교회 교인들과 8.15 광화문집회 참석자들에게 참가자 명단을 공개하고 역학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했으며 이에 응하지 않고 2차 감염을 일으켰을 경우 지자체는 법적조치·배상청구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0.8.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당 지도부가 4차 추경 검토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자 당권주자 등 당내 인사들도 힘을 싣고 있다.
이 후보는 "정치권에서 제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논의가 시작됐다. 그 고민과 충정에 동의한다"며 "정부의 재정사정이 빠듯하다는 현실도 인정한다. 정부 재정이 수해까지는 추경 없이 그럭저럭 대처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이후를 어떻게 할지는 또 다른 과제가 됐다"고 했다.
무엇보다 차기 대표로 유력한 이 후보가 적극 나섬에 따라 9월 정기국회에서 재난지원금 논의는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주민 민주당 당대표 후보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우리 당 최고위원회가 2차 재난지원금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며 "수해에 이어 코로나19 2차 확산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적절한 판단이라 생각하며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의 4차 추경 검토에 환영의 입장을 밝히고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경제 방역으로서의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은 피할 수 없다"며 "현 단계에서는 모든 국민에게 3개월 이내 소멸하는 지역화폐로 개인당 30만원 정도를 지급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갖고 있는 몇가지 조치를 취할 예정으로 있어서 추이를 보면서 (지자체 공식 요구가) 필요하다면 검토하겠다"며 "기초지방정부, 또 지방정부 차원에서 재난지원금을 주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다. (앞선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재난관리기금까지 허물어서 (예산을) 쓴거라 기초지자체의 재정여력이 없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질병관리본부를 방문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은경 본부장 등을 만났다. 2020.8.21/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야당도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경에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2차 코로나19 사태를 생각해 추경을 빨리 편성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할 때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추경을) 하자고 했다. 그 범주 내에서 재난지원금 같은 것도 얘기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에 여야가 추가 재정 투입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4차 추경 편성이 현실화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본예산 편성을 마무리 중인 정부가 추경 편성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여당의 4차 추경 검토에 대해 "부총리 입장은 지금까지는 4차 추경은 안 한다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serendipity@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