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사무총장 “상식적으로 영향줘”
박영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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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차 재난지원금과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본격 검토하고 나서면서 재난지원금 지급이 민심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여야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재난지원금이 4ㆍ15 총선에 끼친 영향’을 둘러싸고 여야의 공방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박영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상식적으로는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박 사무총장은 이날 이뤄진 업무보고에서 '총선 전 재난지원금 지급 발표가 선거에 영향을 줬다고 보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언론보도에 따르면 영향을 줬다고 한다”며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당연히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향의 방향 등을 묻는 질의가 이어지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는 말하기 어렵고 짐작하기도 어렵다”면서 “선거법에 위반된다거나 해서는 안될 일을 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자체가 당연히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그러자 야당 측에선 ‘선거법 위반' 공세를 폈다. 특히 김형동 미래통합당 의원은 “2012년 4월 기획재정부가 각 당 복지공약을 평가하며 재정소요 추계를 발표한 것을 두고 선관위가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판단했는데, 이에 비하면 재난지원금 지급이 더 영향을 준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사무총장은 “(재난지원금 지급은) 정부의 당연한 활동”이라며 “꼭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모두를 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선거에 영향' 발언 공방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도 견제에 나섰다. 김형배 민주당 의원은 “원론적으로 정부 정책이든, 뭐든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 답변을 두고 선거법 위반이냐 아니냐를 유도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난에 직면한 당시 재난지원금 지급은 여야 대표가 모두 지급을 주장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 역시 “재난지원금 지급의 영향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평할 사안”이라며 “재난지원금 지급은 여야가 모두 더 많이, 더 빨리 주자고 했던 것이 당시 상황”이라고 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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