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에서 '양성' 나온 분, 병원에서 재검 받아라" 가짜뉴스 확산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확진 교인 잇단 일탈
정부 "가짜뉴스 대응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택을 나와 성북보건소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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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광화문 집회 다녀왔다고 하면 무조건 코로나19 양성 판정 나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검사 신뢰성을 폄훼하는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 특히, 8·15 집회에 참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교인들 사이에선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조작됐다는 소문이 확산하면서, 아예 검진을 거부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계속되는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에 정부는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21일 트위터 등 SNS에는 보건소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엉터리라고 주장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교인이 보건소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검사 결과가) 이상해서 (이번에는)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더니 음성으로 나왔다더라"고 주장했다.
유튜브에서도 이 같은 주장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18일 한 누리꾼은 '서초 보건소 직원과의 통화'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보건소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자체적으로 병원을 찾아가 받은 재검에선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은 21일 오전 10시 기준 5만6400여명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내용을 종합하면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시에는 '양성' 판정을 받고, 보건소가 아닌 병원을 찾을 경우 '음성' 판정을 받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이를 '가짜 뉴스'로 규정하고 검사조작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인위적인 조작이 불가능하다"며 "의사의 판단에 개입하는 것 또한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또 방역당국은 양성 판정을 받고, 다른 병원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례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서 배출되는 바이러스양이 줄어들어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SNS 등을 중심으로 보건소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엉터리라고 주장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그런가 하면 전날에는 전광훈 담임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측이 대국민 입장문을 통해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주요 일간지의 전면광고에 '사랑제일교회 및 전광훈 목사 대국민 입장문'을 실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정부가 발표하는 확진자 수는 명백한 허점이 있다"면서 "정부는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참여단체, 참여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무한대로 검사를 강요하여 확진자 수를 확대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정부가 무차별적으로 검사 요청 문자를 보내고 검사를 강요해 확진자가 나오면 모두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라고 발표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교회 관련 확진자라고 발표된 모든 확진자들의 이동 경로와 접촉 시기 등 근거를 교회에 공개하라"고 했다.
이외에도 SNS 등에서는 사랑제일교회 교인이라고 하면 선별진료소에서 무조건 '양성' 판정을 받는다는 주장과, 8·15 집회가 야외에서 열렸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허위 정보가 이어졌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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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가짜뉴스가 공유되면서, 일부 교인들이 검사를 받지 않고 도주하는 등의 일탈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포천시에서는 지난 17일 8·15 집회에 참석했던 사랑제일교회 교인 부부가 검사를 시도하는 보건소 직원을 껴안는 등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직원들에게 침을 뱉기까지 하며 "우리와 접촉했으니 당신들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결국 1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8일 경기 남양주시에서는 또 다른 사랑제일교회 교인이 코로나19 확진 통보를 받은 뒤 "검사결과를 못 믿겠다"며 약 3시간 30분 동안 연락을 끊고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이동해 검사를 받으려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이송됐다.
상황이 이렇자 방역활동에 혼선을 주는 교인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인들의 도 넘은 행동이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시민들의 혼란과 불안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직장인 김모(28)씨는 "최근 확진자가 도주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너무 무서웠다. 한 명의 확진자로 인해 또 다른 집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거 아니냐"라며 "시국이 시국인 만큼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의 조처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해외에서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으신 분이 많다"라며 "강력한 처벌을 해야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까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한 가짜뉴스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방송통신위원회 등과 협의해 확실한 거짓 뉴스에 대해서는 인터넷상 게시를 삭제하는 조치를 요청하고 있다"며 "고의적, 의도적으로 거짓 정보를 계속 유포하는 것에 대해서는 역학조사 방해나 허위정보 유포 등의 관련 법률 위반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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