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매물 CMB 매각 속도전
프라이빗딜로 진행
통신3사 출혈경쟁보다 '실리'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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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케이블tv업체 후속 매물인 CMB가 원매자들과 활발한 물밑접촉을 진행하며 인수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11개 권역에 150만의 방송가입자와 20만의 인터넷 가입자를 쥐고 있는 CMB도 '알짜'로 꼽히는 매물이다. 통신 3사가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HCN M&A가 기준점으로 작용해, '매도자 우위 시장'이 조성될 지, 프라이빗 딜(수의계약) 방식을 고수할 지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MB는 매각법률자문사로 김앤장을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가 HCN 인수로 유료방송 1강(35.47%)으로 입지를 다진 상황이라 '2위군'인 SK텔레콤 계열(24.17%), LG유플러스 계열(24.91%)의 인수 유인이 높은 상황이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중 한 곳이 CMB를 품게되면 점유율이 30%대로 올라가, 3위와 격차를 벌리고, 1위가 '사정권'에 들어오게 된다.
매물로 나온 CMB는 시장점유율 4위(4.58%)로 서울 영등포, 대전·세종·충남과 광주·전남 방송권역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대전에선 83.2%로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8VSB(아날로그방송 가입자 상대 디지털방송 전송 서비스)를 하고 있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낮은 것이 단점이지만, 광역도시 중심 11개 방송권역에서 150만의 방송가입자와 20만의 인터넷 가입자를 보유해, 가격만 괜찮다면 광역권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현재 CMB 매각가는 4000억원에서 5000억원 사이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는 프라이빗 딜 형식으로 원매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다만 현대HCN도 당초 SK브로드밴드와 프라이빗 딜을 추진했지만, 가격 이견으로 협상이 무산돼 공개입찰 방식으로 전환한 만큼 CMB 매각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통신3사 모두 앞선 3건의 굵직한 딜을 마친 만큼 가격협상이나 딜 진행과정이 지지부진할 가능성도 있다. 헬로비전이나 HCN 인수과정에서 출혈싸움을 했던 통신3사가, 후속 매물에선 경쟁보다는 '실리'에 초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3사가 경쟁적 인수합병으로 상당한 가입자 기반을 확보한 만큼, 과도한 자금을 투입해 추가 M&A를 추진하기보다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폭발적 성장으로 '코드커팅' 현상이 확연해지고, 플랫폼 확대보다는 콘텐츠 중심 질적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관망 카드'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나오는 케이블업체들은 팔리지 않으면 고사당할 위기에 처해 있고, 원매자인 통신사들 역시 5G투자로 비용 출혈이 큰 상황이라 빅딜에 장고(長考)를 둘 수 밖에 없어 의사결정이 쉽지는 않다"면서 "결국 CMB의 가격 수준이 적정선으로 낮춰지고, 몸집을 얼마큼 줄이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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