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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잠든 현충원, 친일파 12명이 묻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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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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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추상철 기자 = 고(故)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의 안장식이 15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엄수되고 있다. 2020.07.15.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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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돌아가신 다음에 원수가 바로 옆에서 귀신이 돼서 논다고 하면 있을 수 있겠어요?"(강창일 전 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이 친일 인사가 현충원 등 국립묘지에 안장된 경우 강제로 이장할 수 있도록 하는 '친일파 파묘(破墓)법'을 띄우고 있다. 고(故) 백선엽 장군이 현충원에 안장된지 한달 만에 관련 법 개정 작업을 본격화한 것이다.

민주당 송영길, 김홍걸 의원 등 11명의 의원이 지난 13일 공동 주최한 '상훈법·국립묘지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에선 법 개정을 통해 친일파 출신의 국립묘지 안장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당 역사와정의특별위원회 이사장인 강창일 전 의원은 "국립묘지에 원수가 있는데 유공자, 애국선열과 지사들이 저승에 가서 좌정(坐定)할 수가 없다. 해방된 나라라면 있을 수 없는 현상이다. 헌법 가치에 대한 모독이고 민족 정체성을 혼란시키는 사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일파의 현충원 안장 논란은 오래된 이야기다. 국가보훈처가 권칠승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친일반민족 행위자 국립묘지 안장 현황'에 따르면 현재 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에는 12명의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안장돼 있다.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분류한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다.

독립군을 탄압·살해한 '간도특설대' 장교 출신 김백일과 김홍준(위패), 일본군 장교 출신 신태영, 이종찬, 이응준, 신응균 등 7명이 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대전현충원에는 김석범, 송석하, 백홍석, 신현준 등 5명이 묻혀 있다. 지난달 사망한 고(故) 백선엽 장군도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6·25 한국전쟁에서 공을 세우고 국군 첫 4성 장군에 올랐던 백 장군은 현충원 안장 대상자이지만, 과거 만주군 간도특설대 장교로 활동한 이력으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목된 바 있다.

같은해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을 기준으로 할 경우 현충원에 안장된 친일인사는 68명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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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반민족 행위자 국립묘지 안장 현황./사진제공=권칠승 민주당 의원실



친일 행적이 밝혀진 이들의 묘를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현행 국립묘지법(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거나, 특정 범죄를 범해 실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돼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에서 배제되는 경우에만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한다. 친일 인사들의 국립묘지 안장을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들의 유골이나 시신을 국립묘지 외 장소로 이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다.

국회에선 관련 법 개정이 추진돼 왔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도 친일반민족행위자는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도록 하는 법(김해영 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이미 안장된 경우 강제 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법(권칠승 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등이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선 민주당을 중심으로 관련 입법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지난 5월말부터 시작된 '백선엽 논란'이 불을 지폈다. 여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선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친일파 파묘' 주장을 쏟아냈다.

민주당 김홍걸, 권칠승 의원은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국립묘지 안장을 금지하고 이미 안장된 경우 강제 이장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한 상황이다. 같은당 전용기 의원도 친일반민족행위자를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서울현충원이 위치한 '동작 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도 독립운동가분들이 잠든 곳 옆에 친일파 묘가 청산되지 못한 역사로 버젓이 남아 있다.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일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출발점"이라며 "임기 내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권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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