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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디센터 스냅샷]뒷광고에 흔들리는 MCN···활로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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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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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난리다. 뒷광고 때문이다. 인기급상승 동영상 1~10위 내에는 유명 크리에터의 사과 및 해명 영상이 올라온다.

뒷광고는 비용을 받고 진행하는 광고임에도 이 사실을 명시하지 않는 행위를 말한다. 돈 또는 물품 협찬을 받았지만 '내돈내산(내돈주고 내가 산)'이라고 말하는 행위가 대표적인 뒷광고다. 해당 영상이 사실은 광고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된 구독자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크리에이터의 소속사라 할 수 있는 MCN도 뒷광고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광고 협상은 크리에이터 대신 MCN이 주도하기 때문이다.

유명 크리에이터 도티가 이끄는 국내 최대 규모 MCN인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소속 크리에이터들의 뒷광고 사실을 시인하고, "전적으로 샌드박스의 책임"이라며 사과했다. 샌드박스는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국내 굴지의 MCN기업이다. 300명이 넘는 크리에이터가 소속돼 있고, 최근에는 1,000억 원 규모의 시리즈D 준비 소식을 알린 바 있다.

뒷광고 논란에 업계 선두인 샌드박스까지 연루되자 시장의 충격은 더욱 컸다. 대기업인 CJENM산하 MCN인 다이아TV도 소속 크리에이터들을 통한 과대허위광고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크리에이터들의 논란에 기업들이 휘청이는 상황이다. 각 MCN은 소속 크리에이터들이 올렸던 모든 영상을 샅샅이 훑어보고 있다. MCN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크리에이터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크리에이터를 통한 수익에만 기댈 경우 이름처럼 모래성이 될 수도 있다.

이는 해외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다. 2018년 파산한 미국의 '디파이 미디어'와 디즈니에 인수됐음에도 구조조정을 면치 못한 '메이커 스튜디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대부분의 수익을 크리에이터 영상에 따른 광고로 창출했다. 수익 배분율에 따라 상당수 수익을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국내 MCN은 아직 성장 궤도에 있다. 해외 사례를 맹목적으로 답습하다가,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크리에이터 외에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규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일례로 국내 한 뷰티 MCN은 독자적인 뷰티 상품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소속 크리에이터와 콜라보한 브랜드를 출시하기도 한다. 광고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행보다.

체계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덩치 키우기에 급급해 내실 다지기를 소홀히하면 안된다.

연예인들을 관리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에는 위기관리 메뉴얼이 있다. 소속 연예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 악의적인 루머가 돌 때 등 위기 경우는 다양하다. 이들 엔터테인먼트는 단시간 내 문제 요점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 총력을 가한다. 이번 뒷광고 논란으로 MCN도 위기 관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크리에이터 개인보다 조직을 갖춘 MCN이 수익 창출 및 위기 관리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 크리에이터 개인의 역량 외에도 정량화된 데이터에 접근해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어떤 영상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대중은 무엇을 선호하는지 대시보드 속 데이터가 말해준다. 참고할 선례는 많다. 해외 MCN, 기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 모두 국내 MCN 기업의 교본이 될 수 있다. 이 교본과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또 어떻게 활로를 개척할지, 현 상황을 맞닥뜨린 MCN이 풀어야 할 숙제다.



/노윤주 기자 daisy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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