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레바논 국가안보국 보고서·안보 당국자 인용 보도
"질산암모늄 안보위험·폭발시 도시파괴 경고한 서한 전달됐다"
내각 총사퇴 발표하는 레바논 총리 |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레바논 총리와 대통령이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 다량으로 쌓여 있던 질산암모늄의 위험성에 관해 지난달에 이미 보고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물질로 인해 대형 폭발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대통령마저 알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예방하지 못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와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지난달 안보 당국자들로부터 베이루트 항구에 보관된 질산암모늄 2천750t이 안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통신은 자체 입수한 레바논 국가안보국 보고서와 고위 안보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서한은 베이루트 항구의 질산암모늄을 즉시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사법당국의 조사 결과를 전했다고 한 고위 안보 당국자가 로이터에 설명했다.
해당 서한 작성에 관여한 이 당국자는 "이 물질이 도난당하면 테러 공격에 쓰일 위험이 있었다"며 "폭발하면 베이루트가 파괴될 수 있다고 (대통령과 총리에게) 경고했다"고 말했다.
대폭발로 형체 사라진 베이루트 항구 창고 건물들 |
디아브 총리와 아운 대통령이 이런 내용의 서한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 폭발 참사는 정부의 무능과 방치가 낳았다는 비판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앞서 아운 대통령은 질산암모늄이 쌓여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지난주 시인하면서도 최고국방위원회에 "필요한 조처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취재진에게 "최고국방위원회가 위험하다고 말했다. 내 책임이 아니다!"라며 "그 물질이 어디에 있는지, 얼마나 위험한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언론은 보건부를 인용해 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58명이고 부상자가 6천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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